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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아이티 대선개표 ‘혼란 극심’

등록 2006-02-14 19:03

선두 프레발 후보 과반 미달 “집계 조작” 집단 반발
유엔군, 시위대에 총격 4명 사상
지난 7일 대통령 선거를 치른 아이티가 개표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르네 프레발 후보가 투표 직후 예상과 달리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것으로 전해지자, 그를 지지하는 군중들이 집계가 조작됐다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천명의 군중들은 13일 수도 포르트프랭스 곳곳에 불붙은 타이어와 보도블록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프레발 후보의 당선 확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적십자사 차량을 뺀 모든 차량을 통제하는 바람에 시내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고 <에이피(AP)통신>이 전했다. 일부 군중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있는 호텔에 난입하기도 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아이티에 주둔 중인 유엔평화유지군이 시위 군중을 향해 총을 쏴 적어도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유엔은 하늘을 향해 총을 쏘았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유엔평화유지군을 이끄는 브라질 외무장관은 이날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도 전화회담을 요청했다.

현재 90% 가까이 진행된 개표 결과 33명의 후보 가운데 프레발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투표 직후 61%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50%를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다음달 19일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1990년 군부쿠데타로 쫓겨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을 지낸 그는,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 추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은 프레발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에 재선했으나, 부패 혐의로 2004년 다시 쫓겨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망명했다. 당시 그를 축출하는 과정에 미국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129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 함께 치러진 이번 대선은 투표 과정에서도 제때 문을 열지 않은 투표소가 속출해 논란을 일으켰다. 도시 빈민가와 시골에서 특히 그런 경우가 많아, 이들 지역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프레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정부가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그러나 국제 선거감시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가 비교적 자유롭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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