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신고식 성공적” 뉴욕 증시 ‘첫 의회 보고’ 환영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신임 의장이 15일 첫 의회 보고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뉴욕 증시는 그의 발언이 향후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4년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보고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해 말 일시적 침체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지도 모르는 ‘지속적 팽창’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 안정은 그 자체로서 중요할 뿐 아니라 최대한의 고용 안정과 장기간의 금리 안정에도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27∼2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가 현재 4.5%에서 4.75%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월에도 인상이 이어져 금리가 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고유가와 주택경기 침체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고, 주택시장 침체는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주택시장은 급격한 위축보다는 완만한 둔화를 거쳐 연착륙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재정 및 경상 적자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외채가 늘어나면 외국인들이 달러로 표시된 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꺼릴 수 있으며, 이는 경상적자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사회보장 및 의료보장 제도에 따라 앞으로 재정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신고식’을 환영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0.58포인트 오른 1만1058.97로 마감해 4년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나스닥지수는 14.26포인트 오른 2276.43으로 거래를 마쳤다. 리먼브라더스의 분석가인 드루 매터스는 “버냉키 의장은 투자자들이 기대하지 않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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