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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이란과 ‘국지적 냉전’?

등록 2006-03-14 19:35

때릴 수도 없고 화해할 수도 없고…
딜레마 빠진 부시 행정부 ‘제3의 카드’
“전방위 봉쇄 통해 이란 정권교체 유도”
미국과 이란의 ‘국지적 신냉전시대’가 개막할 것인가?

미국 정부는 이란 핵문제를 ‘국가안보의 제1 과제’로 설정하고, 이란 ‘정권교체’를 겨냥한 장기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비비시(BBC)> 등이 13일 보도했다. 이란과의 화해도 싫지만 군사공격도 위험부담이 크다는 딜레마에 빠진 부시 행정부 내에서 이란을 정치·경제적으로 압박하고 내부 정권교체를 유도하는 ‘냉전 전략’이 ‘제3의 길’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 정책의 주역이다.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보면, 미 국무부는 이란의 반미 신정체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최근 이란국을 신설했다. 이란 전담 관리도 2명에서 10명으로 늘렸고, 외교관들의 페르시아어 훈련도 강화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최근 여러차례 이란 문제를 다루는 비밀회의를 여는 등 이란을 겨냥한 적극적 조치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13일에도 “이라크에서 종파분쟁이 격화되는 등 혼란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저항세력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이란 탓”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또 올여름 이란과 인접한 두바이에 이란 망명자들을 관리하고 정보 등을 수집할 이란 전담 미국대사관을 신설할 계획이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은 지난주 상원 청문회에서 두바이 주재 대사관은 “(모스크바에 미 대사관을 두지 못한) 옛 소련시절 라트비아 리가에 설치한 소련 전담 대사관의 21세기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이란 반체제기구를 지원하고, 페르시아어판 <미국의 소리> 방송 시간을 늘리기 위해 7500만달러의 기금도 배정했다.

이란의 대외 달러화 거래를 부분적으로 봉쇄하는 등 금융제재에도 착수했다. 다부드 다네시-자파리 이란 재무장관은 13일 미국이 7∼8개 금융기관을 통해 이란의 대외 달러화 거래를 규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스위스 은행 유비에스(UBS)가 미국 주주들의 압력으로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했고, 크레디스위스 은행은 신규거래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13일 자국 기업과 이란의 석유거래를 금지하는 기존의 제재 시한을 1년 더 연장했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전략은 출발점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이번주 안에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 핵프로그램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다는 방침이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안보리 결의 수순을 생략하고 일부 국가들의 대이란 경제제재 등을 강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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