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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리비아모델,북한·이란도 따르라”

등록 2006-05-16 18:23수정 2006-05-16 18:37

미,양국 정권교체 추구…따를 가능성 적어
‘고유가’가 또다른 이유…유전개방권에 눈독
“미국과 리비아의 새로운 시대 개막은 두나라 국민들에게 혜택을 줄 것이다. 우리는 이란과 북한도 국민들에게 똑같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전략적 결정을 하기를 촉구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미국-리비아 외교관계의 완전 복원을 발표하면서 “2003년이 리비아에 전환점이 됐던 것처럼 올해가 이란과 북한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3년 리비아가 스스로 대량 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추구한 것처럼, 이란과 북한도 ‘리비아 모델’을 택하라는 강한 압박이다.

미국은 앞으로 보름 안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대사관을 다시 개설하고, 45일 뒤엔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완전 삭제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1969년 청년장교 무아마르 카다피의 집권으로 중동에 시민혁명이 확산되면서 미국과 리비아는 줄곧 사이가 안 좋았다. 관계정상화 발표는 미국-리비아 관계의 극적인 변화과정에 종지부를 찍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라이스 장관의 말에서 드러나듯, 이번 결정엔 이란과 북한 핵문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리처드 루가 상원 외교위원장은 “리비아와의 관계정상화는 대량 살상무기를 포기하는 나라들엔 확실한 혜택이 갈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때맞춰 유럽연합은 이란에 “우라늄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면 정치·경제적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과 이란이 ‘리비아 모델’을 따를 가능성은 적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셀리그 해리슨 워싱턴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리비아보다 훨씬 강하게 이란과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두나라는 핵무기에 (리비아보다 더욱) 집착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란의 핵프로그램 포기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완전히 연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비아처럼 먼저 스스로 핵프로그램을 포기하진 않으리란 뜻이다.

미국이 리비아와의 관계 복원을 서두른 데엔 최근 고유가 사태도 한몫을 했다. 리비아는 세계 9위의 석유매장량을 갖고 있지만 오랜 경제제재로 생산량은 하루 160만배럴에 그치고 있다. 리비아산 석유는 고품질에 생산 복원 비용도 배럴당 최저 1달러로 매우 낮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 석유회사들은 2004년 경제제재 해제 직후부터 리비아 석유개발에 눈독을 들여왔다. 그러나 리비아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상황에선 투자가 불가능했다. 이번 발표는 석유회사들의 리비아 진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쇼크리 가넴 리비아 국영석유회사 사장은 “올해 안에 석유개발권 경쟁을 위해 엑손모빌과 옥시덴탈석유를 포함한 대형 석유회사들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미국 기업의 진출을 환영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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