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고아·빈민 기금 호소했을뿐
팝의 여왕 마돈나가 예수 처형 장면을 공연했다가 기독교계의 반발을 불렀지만, “예수라면 화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컨페션’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순회공연에 나선 마돈나는 지난 21일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공연을 펼쳤다. 공연 중 가시관을 쓴 마돈나는 유리 타일로 덮인 6미터 높이의 십자가에 못박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예수를 때리는 모습도 공연됐다.
소식을 접한 일부 기독교단체들은 마돈나가 신성을 모독했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성공회는 성명을 내어 “왜 마돈나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며 인기를 얻으려 하느냐”고 질타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카톨릭단체 관계자는 “우스꽝스럽다”고 혹평했다. 그는 마돈나가 신비주의적 성향의 중세 유대교인 카발라 교도라는 점을 거론했다.
마돈나는 이런 반응에 대해 “빈민 문제와 에이즈의 심각성을 알리려는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그는 〈뉴욕 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예수가 나와, 내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십자가 공연은 관중들에게 에이즈 퇴치를 위한 기부금을 호소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장면 공연 때 배경화면에는 저개발 국가의 빈곤을 담은 영상이 나오는 한편으로 에이즈로 부모를 잃어 고아가 된 어린이 1200만명의 숫자도 표시됐다.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마돈나는 “예수는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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