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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부시 유럽방문 ‘냉대’ 곤혹

등록 2006-06-21 19:16수정 2006-06-22 01:50

쉬셀 EU의장 쓴소리…이란 핵·북한 미사일엔 일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토라진 유럽’ 달래기에 나섰지만, 싸늘한 분위기를 실감해야 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미-유럽연합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빈에 도착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반인권 행태를 강도높게 비난해 온 볼프강 쉬셀 오스트리아 총리의 마중을 받았다. 유럽연합 순번제 의장인 쉬셀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 의회에서 “법이 무력화된 곳을 놓아둘 순 없다”며 관타나모수용소 폐지를 촉구하고 온 길이었다. 쉬셀 총리는 미국이 테러 용의자들 납치에 유럽지역 공항·시설을 이용한 것을 두고서도,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비밀수용소로 납치해 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의 관타나모수용소 폐지 압력은 21일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졌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쉬셀 총리와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관타나모수용소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나도 관타나모수용소 폐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폐지는 아직 실현가능하지 않다”며 “몇몇 냉혈한 살인자들을 미국 법정에 세우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도 양쪽은 미묘한 입장차이를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유럽과 우리가 이라크 문제에 다른 입장을 가졌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이라크의 새 정부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쉬셀 총리는 “우리는 테러 행위를 규탄하며 이라크인들에 대한 폭력 저지 운동을 꾸준히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이란 핵농축, 북한 미사일 실험 발사 문제에 대한 양쪽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또 도하라운드 협상 타결을 위해 상호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가 부시 대통령 방문을 맞아 유럽 5개국 국민 5천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36%가 ‘미국이 세계정세 안정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답했다. 이란(30%)이나 중국(18%)보다 위험한 존재라는 시각이 많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부시를 ‘카우보이 대통령’으로 부르는 유럽에는 반미정서가 폭넓게 퍼져 있다”며 “이라크 포로 학대와 민간인 학살, 비밀수용소가 미국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 도착 12시간 전에는 방문일정에 들어있는 빈 시티센터에서 폭발물 소동이 벌어졌다. 전선으로 연결된 깡통들은 가짜로 판명났지만, 그의 방문을 언급한 글귀가 함께 발견됐다. 빈에서는 “돌아가라”는 구호를 앞세운 시위대도 부시 대통령을 맞았다. 이라크전에서 미군인 아들을 잃고 반전운동가가 된 신디 시핸이 350여명의 시위대를 이끌었다. 22일 ‘반 소련 봉기’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헝가리를 방문하는 부시 대통령을 또다른 반미 시위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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