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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버핏, 상속세폐지 시도 강력비난

등록 2006-06-27 10:17

재산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키로 한 워런 버핏(75)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6일(현지시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상속세 폐지 시도를 강력히 비난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뉴욕 공립도서관에서 빌 게이츠(51)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부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부 약정식과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상속세 폐지 시도를 혐오스런 행위로 규정하면서 상속세를 현행대로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상속세는 매우 공정한 세금이라면서 기회 균등의 이상을 유지하고 부유층에게 특혜를 주지 않기 위해서도 상속세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버핏 회장은 이어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면서 자신의 기부결정은 재산형성 과정에서 운이 좋았다는 자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상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느꼈으며 가족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버핏은 재산의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에 대해 3명의 자녀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는 질문에 "(내 자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것보다 많은 돈을 갖고있다"면서 유산 상속에 대해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자녀들은 잘 살고있으며 자신들을 행운아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 자녀들은 유산상속에 대해) 아버지가 다른 견해를 가졌다면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산을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느냐가 문제였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친구인 게이츠 회장이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이츠 재단과 다른 자선단체에 보낸 편지를 통해 이번 기부 약속이 파기할 수 없는 약속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다음달부터 게이츠 재단과 다른 자선단체에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식을 넘겨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이날 서명한 기부 약정서에 따라 7월부터 시작해 시가총액 370억달러에 달하는 버크셔 헤더웨이 B주식 1천205만주를 게이츠 재단을 비롯한 5개 재단에 점차적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게이츠 재단에 307억달러, 버핏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3개 자선단체와 작고한 그의 아내를 기리기 위해 만든 수전 톰슨 버핏 재단에 64억달러 상당이 약속됐다. 버크셔 헤더웨이 주식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22.01달러 떨어진 3천49달러에 거래됐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버핏이 결국 재단의 수탁자가 될 것이라면서 버핏의 기부금을 국제적인 질병과 가난 퇴치, 미국 내 교육사업 확대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의 기부금은 에이즈와 말라리아, 결핵 등 20여개 전염병 치료제 개발과 미국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 쓰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회장은 버핏의 기부금이 올바른 곳에 사용되도록 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 될 수 있지만 버핏을 게이츠 재단의 세번째 수탁자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이번 기부로 세계 최대 자선재단인 게이츠 재단은 몸집이 2배 가까이 불어났으며, 2위 재단인 포드재단에 비해 5배 이상 커지게 됐다.

버핏과 게이츠는 1991년 한 파티에서 처음 만난 뒤 24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 넘는 끈끈한 우정을 유지해 왔다. 두 사람은 검소한 생활과 일에 대한 열정 등 공통점을 토대로 지난 15년 동안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게이츠는 그동안 버핏으로부터 경영과 관련한 조언도 많이 받았다. 게이츠가 2003년 버핏의 고향인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를 찾아 단골 식당에서 10달러 이하짜리 스테이크를 함께 먹으며 스톡옵션에 대한 충고를 들은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전설적인 주식 투자가로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달인'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버핏은 1956년 단돈 100달러로 투자를 시작해 50년 동안 재산을 440억달러로 불렸다.

잘 아는 회사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주의자인 버핏은 세계 2대 재산가임에도 불구, 평소 12달러짜리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고 20달러짜리 이하 스테이크를 즐기며 1958년 구입한 3만1천달러(약 2천970만원)짜리 집에 사는 등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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