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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멕시코에도 좌파정권 탄생하나

등록 2006-06-29 18:30

대선 여론조사 오브라도르 4%P 우세
FTA 재검토 공약…미국 촉각 세워
중남미에 번지고 있는 좌파바람이 미국의 코 앞까지 몰려올지 미국이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주변국들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좌·우파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오는 7월2일 멕시코 대선에서 좌파 성향 후보가 승리할 경우 베네수엘라를 비롯 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 등을 거친 중남미 좌파 물결이 미국 코앞까지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우파 후보가 승리할 경우 지난달 콜롬비아에서 재선에 성공한 친미우파 알바로 우리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맞대응해 페루 대선에서 승리한 알란 가르시아에 이어 반차베스 노선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좌파를 표방하는 민주혁명당(PRD) 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52)가 36.5%,우파 성향의 집권당인 국민행동당(PAN) 후보인 펠리페 칼데론(44)은 32.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편 2000년 대선 패배 전까지 72년간 집권했던 제도혁명당(PRI)의 로베르토 마드라조(53)는 27%에 그쳤다.

지난주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행의 조사에서 미국 월가의 투자가들도 약 4%포인트 차이로 오브라도르가 칼데론을 제치고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8일 오브라도르 측근이 연루된 뇌물수수 사건을 조사하던 고위 경찰관이 살해돼,두 후보간 경합은 다시 가열되고 있다.

오브라도르가 빈곤층과 농민층의 지지를 받는 카리스마형이라면, 칼데론은 중산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형으로 분류된다.

오브라도르는 2000년부터 5년간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내며 검소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의 진영은 ‘모두의 선을 위해,가난한 이가 먼저’라는 구호를 내걸고 연금 확충과 전기료 인하 등의 복지프로그램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그는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가 1994년 발효시킨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으로 멕시코 농민들이 몰락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재검토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선 후 미국과 무역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버드대 출신인 칼데론은 에너지 장관을 거쳤다. 그는 비센테 폭스 대통령에 이어 시장개방 정책을 계속 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칼데론은 기업 세금 인하로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시킨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어 기업인들의 지지를 받는다. 그 역시 다른 후보들처럼 미-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려는 미국 정책을 비난하지만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오브라도르를 줄곧 차베스 대통령과 연관시키며 포퓰리스트라고 비난해 왔다.

멕시코가 나프타 회원국이자 불법이민의 ‘원산지’이기 때문에 미국도 이번 대선을 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일 오브라도르가 차베스 대통령만큼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다고 논평했다. 분배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좌파 성격을 띠지만 시장경제를 거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브라도르도 최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와 다르게 우리는 미국과 국경과 마주하고 있다”며 “우리는 멕시코 현실에 맞는 좌파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멕시코가 미국의 애완견이 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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