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에 수십만명 운집…전국적 집회로 확대될 듯
좌파 후보가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한 멕시코에서 8일 대규모 재검표 요구 집회가 열렸다. 좌파 진영은 9일 연방선거재판소에 전면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고,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보고서 재집계 결과 0.57%포인트 차로 석패한 민주혁명당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날 멕시코시티 소칼라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재검표를 요구했다고 <아에프페(APF)> 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28만명(주최 쪽 40만명)이 운집했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날 집회에서 “우리가 지난 2일의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확신한다”며 “투표용지를 하나하나 다시 셀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8년 선거에서 집권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예비집계 전산시스템이 이번에도 쓰였으며, 빈센트 폭스 대통령의 칼데론 후보 지원, 집권당의 선거운동비용 과다지출과 매표 행위 등 부정행위가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오브라도르 진영은 13만여곳의 투표소 중 5만여곳에서 부정행위가 저질러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혁명당은 오는 12일 전국에서 동시다발 집회와 행진을 시작해 16일 멕시코시티에 다시 모여 힘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밤 광장에 모인 오브라도르 지지자들은 그의 승리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가 역력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칼데론 후보한테 축하전화를 한 데 대해 오브라도르 후보는 “당선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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