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상속 놓고 서로 다른 소생 자식 다툼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75)이 ‘왕자의 난’에 두 손을 들었다.
미디어그룹 뉴스코프의 경영권을 두고 자녀들과 갈등을 빚은 머독이 첫째와 둘째 부인 소생 넷의 상속을 보장하겠다며 물러섰다.
머독은 최근 〈피비에스(PBS)〉와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내일 버스에 치인다면, (첫째와 둘째 부인 소생인) 넷이서 그들을 누가 이끌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독의 집안싸움은 지난해 그가 셋째 부인 웬디 덩(37)과의 사이에 낳은 두 자녀에게 경영권 일부를 넘기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머독은 1999년 결혼한 중국계인 덩과 5살짜리와 3살짜리 자녀를 뒀는데, 자신의 사후 이들한테 가족지분 지배권 일부를 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나머지 4명의 자녀들이 반발하는 과정에서 큰아들이 회사를 떠났다.
머독과 31년을 산 둘째 부인 애나 머독이 이혼할 때 큰 재산을 포기하는 대신 4명의 지배권을 보장받기로 했는데, 그렇게 되면 약속위반이라는 주장이었다.
머독은 가족지분 신탁회사의 이사 중 4명, 4명의 자녀는 각각 1명씩의 지명권을 갖고 있다. 머독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명한 4명의 이사는 자신의 사후 해임되고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큰아들이 회사를 떠나 “큰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갈등 해결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셋째 부인이 낳은 자녀 두 명도 가족지분에서 나오는 배당을 공평하게 나눠받을 것이라고 말해, 타협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뉴스코프는 미국과 영국에서 7개의 신문·방송·영화사를 경영하고 있고, 머독의 가족지분은 60억달러어치에 이른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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