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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첫 권력이양 카스트로 이후 ‘쿠바 어디로?’

등록 2006-08-01 22:01

피델 카스트로 이후 쿠바는 어디로 갈 것인가.

카스트로가 장출혈 수술로 인해 47년 집권기간 처음으로 일시적이지만 권력을 자신의 공식 후계자인 친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이양하면서, 이른바 '포스트-카스트로' 시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일단은 권력 서열 2위인 라울이 모든 상황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의 권력기반은 형 카스트로에 비하면 여러 면에서 훨씬 미약해 '포스트-카스트로' 쿠바 정국은 극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들어 카스트로 사후 시대에 본격 대비하고 있는 미국의 움직임은 카스트로의 임시 권력이양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쿠바 민주화를 돕기 위해 추가로 8천만달러를 지원토록 승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쿠바 국민들이 카스트로 지배하의 억압체제로부터 자유와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쿠바 국민과의 협정'을 승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쿠바 국민과의 협정'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 카를로스 쿠티에레즈 상무장관 등이 이끄는 '자유 쿠바 지원을 위한 미국 위원회(USAFC)'가 마련한 것이다.

이는 쿠바 정부가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정부로 전환하도록 돕기 위해 이미 2007∼2008년 7천만달러를 지원키로 한 데 이어 8천만달러를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달 부시 대통령은 "(USAFC의) 보고서는 우리가 쿠바의 변화를 단순히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라 쿠바의 변화를 위해 능동적으로 일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USAFC는 이 재원으로 인터넷은 물론 일반 및 위성을 이용한 라디오.TV 방송을 통해 쿠바 국민에게 검열되지 않은 생생한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일부는 쿠바 민주화운동을 강화하고 카스트로 체제의 재정 및 생존전략을 약화시키는 데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카스트로는 자신의 친동생으로 정치서열 2위이자 국방장관인 라울을 자신의 후계자로 간주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동생 라울도 고령이라는 점에서 40대 초반의 카스트로 개인비서 출신 펠리페 페레스 로케 외무장관과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50대 중반 카를로스 라헤 부통령도 후계자군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쿠바 주재 여러 서방 외교관들과 소식통들은 카스트로 사후 라울이 이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지 여부는 불투명하고 전망한다. "피델의 카리스마 옆에서 라울은 빛을 잃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

이와 관련, 최근 마련된 쿠바지원미국위원회 보고서는 카스트로 사후의 쿠바를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각종 전략적 방안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정부는 쿠바 임시정부가 미국에 지원을 요청할 것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또 쿠바에서 정권이양 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한 후 2주 이내에 기술적 지원을 할 대비태세를 갖춰야 하며 여기에는 쿠바의 민주선거를 지원하기 위한 법 전문가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카스트로 사후 6개월이 미국의 대 쿠바 민주주의 체제 정착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서는 판단하고 있다.

쿠바를 장기 통치해온 카스트로가 물러났을 경우 쿠바의 심각한 권력공백이 초래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관측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근년들어 부시 행정부는 지난 40여년간 계속돼온 대 쿠바 경제봉쇄 조치의 고삐를 더욱 조이는 한편, 쿠바에 대한 뉴스방송 전파를 강화하고 쿠바계 미국인들의 고향 방문과 친지들에 대한 송금액도 제한하는 등 압박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쿠바 양국 국민과 정부 사이에 지난 수십년간 왕래가 없었던 만큼 미국의 대 쿠바 영향력 행사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카스트로 사후 권력공백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전망과 함께 카스트로의 첫 권력이양으로 국제사회의 관심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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