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오리무중’ 쿠바

등록 2006-08-03 18:59

권력 일시 승계한 라울 사흘째 안 보여
‘카스트로 이후’ 둘러싼 암투? 해석 분분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으로부터 지난 21일 일시적으로 권력을 넘겨받은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이 사흘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쿠바의 권력 상층부에서 ‘카스트로 이후’를 둘러싼 암투가 펼쳐지고 있다는 관측까지 돈다. 미국 언론들은 카스트로에 이어 ‘라울 이후’를 점치기 시작했다.

라울 집권도 과도기 전문가들은 라울 장관의 권력 승계가 급격하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형인 카스트로 의장의 후광을 입고 있는데다 40년 넘게 군을 장악해와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라울 장관은 쿠바의 최대 수입원인 관광 분야에까지 자신의 심복들을 여럿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75살의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집권 역시 ‘과도기’일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 카스트로 의장의 이번 권력 이양은 자신의 사후통치를 실현하기 위해 오랫동안 계획한 구상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라울 장관의 권력 승계는 이를 위한 예행연습이라는 것이다. 장출혈로 수술을 받은 카스트로 의장은 현재 의식이 또렷하며, 글을 읽을 수 있는 상태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카스트로 의장의 ‘라울 이후’ 후계자로는 리카르도 알라르콘(69) 국회 의장과 카를로스 라헤(54) 경제책임자, 펠리페 페레즈 로케(41) 외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알라르콘 국회 의장은 쿠바 대미정책의 책임자로, 카스트로 의장의 최고위 조언자로 알려져 있다. ‘경제 짜르’로도 불리는 라헤 경제책임자는 소아과의사 출신으로, 소련 붕괴 이후 쿠바의 경제 개혁을 주도한 인물이다. 카스트로 의장의 개인비서 출신인 로케 외무장관은 내각에 포진한 소장파 가운데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베네수엘라로 접근강화쿠바는 중남미의 정치적 지형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라울 장관으로선 이런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권력의 실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라울 장관이 미국과의 공개적인 대결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비공식적 통치에 의존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의 ‘쿠바 전환정책’이 본격화하면 베네수엘라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전망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해 11억달러어치의 원유를 지원하는 등 쿠바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쿠바의 경제난이야말로 라울 장관의 시험대이다. 쿠바는 옛소련 붕괴 이후 급격한 생활수준의 하락을 경험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1990년대 들어 관광산업과 광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는 등 부분적인 개방 조처를 취했으나, 허리케인과 가뭄 등으로 경제가 흔들리면서 최근엔 다시 중앙집권적인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 등 일부 계층의 불만과 변화 욕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쿠바 수도 아바나는 여전히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바나의 버스정류장엔 여느 때처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식당에선 시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에이피>는 도시 빈민가와 해안을 중심으로 경찰력이 증강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규군도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의 일상 속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