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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알래스카 충격’ 석유시장 또 먹구름

등록 2006-08-08 19:04수정 2006-08-08 23:10

프루도 생산중단 장기화 우려
국제유가 또 솟구칠 듯
“BP 관리소홀 탓” 비판확산
송유관 부식 때문에 빚어진 미국 최대 규모 알래스카 프루도 유전의 생산중단 사태가 길어질 것이란 예측이 석유시장에 또다른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유전을 소유한 브리티시페트롤리엄(비피·BP)이 생산중단을 발표한 7일 북해산 브렌트유는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 2위 석유메이저인 비피의 주먹구구식 시설 운영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유생산 중단 장기화 전망=하루 40만배럴의 공급 감소를 뜻하는 생산중단 소식에 7일 런던 석유시장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보다 2.13달러 오른 배럴당 78.30달러의 사상 최고가로 장을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도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2.22달러 오른 76.98달러로 마감했다. 8일 아시아 시장과 뉴욕과 런던의 전자거래에선 이익실현 거래가 이어져 배럴당 20~40센트씩 소폭 내렸지만, 불안심리는 여전하다.

중동과 아프리카발 악재에 더해 난데없는 북극해발 악재가 시장을 때린 것이다. 레바논 사태가 돌파구를 못찾는 가운데 이란은 유엔의 핵 관련 제재가 내려지면 “(원유 수출을 중단해) 사람들을 추위에 떨게 만들겠다”고 7일 경고했고, 무장세력이 날뛰는 나이지리아의 원유 수출은 지난해보다 30% 감소한 상태다. 미국과 서유럽에서 수백명을 희생시킨 폭염도 비관적 유가 전망을 더한다. 미국 정부는 프루도 유전 소식에 비축유를 풀 수 있다고 밝히며 파장 줄이기에 나섰다.

프루도 유전의 하루 생산량은 미국 국내 소비의 2.6%, 생산의 8%를 차지한다. 40만배럴은 세계 수요에 대한 공급 잉여의 25%나 돼,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생산이 언제 재개되느냐다. 7일 비피는 “(복구) 날짜를 확언할 수 없다”고 했고, 짧게는 수주일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기본적으로 6개월, 길게는 1년이 될 수 있다는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의 전망을 전했다. 프루덴셜파이낸셜의 에런 킬도는 “정상화에 걸리는 시간을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 유가는 다시 솟구칠 것이라는 얘기다.

‘사고뭉치’ 비피?=35㎞ 구간의 송유관에서 16곳의 심각한 부식을 발견했다는 비피에 대한 시선이 따가워지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비피는 2분기에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 증가한 73억달러의 순이익을 냈지만, 시설보수에는 게을리했다는 지적이다.

<에이피(AP) 통신>은 문제 구간이 마지막으로 ‘피그’로 검사받은 게 1992년이라는 회사 관계자 말을 전했다. 원통형 기구인 ‘피그’는 송유관 속을 청소하고 상태를 검사한다. 비피는 물이 제거된 깨끗한 원유가 지난다며, ‘피그’ 검사를 불필요하게 여기고 초음파검사만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회사의 안전사고 문제는 지난해부터 꼬리를 문다. 지난해 3월 미국 텍사스 정유시설 폭발로 15명이 숨졌고, 올해 4월 오하이오 공장의 안전기준 미충족 때문에 24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20여년 이상 운영해 온 송유관 노후화는 비슷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부추긴다. 프루도 유전에서는 지난 3월에도 송유관에 동전만한 구멍이 뚫려 기름 유출 사고가 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렇게 중요한 송유관이 그 정도로 노후화됐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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