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 대외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은 비생산적이고 역효과만을 내는 잘못된 은유이며 자멸적인 정책이라고 조지 소로스가 비판했다.
소로스는 15일(현지시간)자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자멸적인 전쟁'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9.11 테러 이후 계속된 테러와의 전쟁이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에서 전쟁으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수천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하고 국제적인 분노를 유발시켰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소로스는 민간인 희생자를 양산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이 오히려 테러 지원세력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다양한 성격을 가진 테러단체를 획일화하는 오류를 범하면서 협상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테러와의 전쟁이 정치적 해결책보다는 무력사용에 의존하면서 테러차단에 가장 효율적인 정보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고립을 초래하고 있다고 소로스는 주장했다.
소로스는 이같은 이유로 인해 테러와의 전쟁은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로 한 끊임없는 전쟁 수행으로 미국의 국제적인 패권과 개방사회에 엄청난 상처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권력의 위험한 팽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소로스는 이어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에 집착하면서 핵비확산과 인권문제 등과 같은 시급한 국제적 현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미국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있으며 이는 폭력격화의 악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로스는 미국인들이 테러와의 전쟁을 잘못된 은유로 규정하고 이를 거부해야만 폭력의 악순환에서 탈출할 수 있다면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개방사회의 장점을 살려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나가야만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헝가리 이민자 출신으로 72억달러에 달하는 순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진 억만장자 투자가인 소로스는 최근 내놓은 아홉번째 저서인 '오류의 시대 : 테러와의 전쟁의 결말'을 통해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을 잘못된 은유로 비판하는 등 오래 전부터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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