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버몬트주에서 주민총회(타운미팅)를 통해 이라크 주둔군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신문은 “버몬트 전체 251개 시·읍 가운데 55개 지역에서 이라크에 파견된 버몬트주 출신 주방위군의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결의안을 주민총회에 부쳤다”며 “48개 지역에서 철군 결의안이 통과됐으며, 반대(4개)와 표결 연기(3개)를 택한 지역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동부의 이른바 뉴잉글랜드 지역에선 영국 식민지 시절이던 17~8세기 때부터 지방정부가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매년 주민총회를 실시하는 게 전통이다.
버몬트주는 소속 주방위군의 약 40%에 이르는 1200여명이 이라크전에 차출되면서, 인구 대비 파병인원이 하와이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곳이다. 특히 파병군인 가운데 지금까지 11명이 현지에서 숨지면서, 인구 비율로 따져 이라크전 참전 전사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주가 됐다.
이날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미 연방의회와 대법원은 주방위군에 대한 대통령의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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