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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포드,가족경영 접고 뒷좌석으로

등록 2006-09-06 18:58

포드의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빌 포드(오른쪽)와 신임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앨런 머랠리가 5일 미시건 디어본의 포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디어본(미시건)/AP 연합
포드의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빌 포드(오른쪽)와 신임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앨런 머랠리가 5일 미시건 디어본의 포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디어본(미시건)/AP 연합
4세 빌 포드 회장 체제 거듭된 추락
보잉 출신 앨런 멀랠리 새 CEO에
그의 증조할아버지 헨리 포드(1863~1947)와 포드자동차는 20세기 미국 자본주의 번영의 동의어였다. 하지만 4세까지 이어진 포드 집안의 경영은 옛 영광을 잊어야함은 물론, 회사 존속을 걱정할 정도로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고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헨리 포드의 증손자 빌 포드(49)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 겸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보잉의 상용기 최고경영자인 앨런 머랠리(61)에게 넘긴다고 발표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포드 회장은 최고경영자 자리는 넘기지만 자신은 회장으로서 “아주 활동적”인 역할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경영자와 회장, 일상업무를 총괄하는 사실상의 최고운영자(COO) 등 1인 3역을 해왔다. 이날 직원들한테 보낸 메시지에서 포드 회장은 “우리와 같은 숙제를 안고 있던 큰 기업을 이끈 능력있는 경영자가 필요했다”며 머랠리를 스카우트한 배경을 밝혔다.

보잉에서 37년간 일한 머랠리의 포드자동차 행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애초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을 영입하려고 노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포드 회장은 메시지에서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 회사의 일부였고 생애의 나머지도 그럴 것”이라며 계속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과 회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포드 회장은 동시에 새 최고경영자가 “직무 수행에서 책임과 자유를 갖는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 교체는 103년 역사의 포드자동차가 지난 2001년부터 시험한 창업가족의 직접 경영이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1980년부터 21년간 운용해 온 전문경영인체제를 끝내고, 빌 포드가 직접 경영에 나섰다. 40%의 지분을 지닌 포드가는 빌 포드를 내세워 ‘가문의 영광’을 되살리고 회사를 재번영의 궤도에 올리려 했지만, 자신들의 자산가치만 갉아먹는 결과를 보고 말았다.

도요타를 선두로 한 일본 자동차업계의 도전에 부닥친 포드자동차는 올해 전반기에 1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2012년까지 2만5천여명을 감원하고 14개 공장의 문을 닫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2000년 25%이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16%로 떨어졌다.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안방인 미국시장에서 도요타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렸다. 제품 개발과 생산공정 등에서 산업을 선도하지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해 주당 10달러를 넘던 주가는 올해 6달러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5년간의 경영에서 빌 포드 회장은 회사 임원들과 알력을 빚으며 주변에 많은 불평을 해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포드자동차와 보잉을 “미국의 상징”이라고 말한 머랠리 신임 최고경영자한테 이제 포드자동차 부활의 임무가 맡겨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가 1990년대 보잉의 생산공정 비효율을 해결하고 적시생산을 추구하는 ‘린 시스템’을 정착시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기 제조업이 장기투자나 에너지가격과 밀접히 관련됐다는 점에서 자동차산업과 통하는 면이 있지만, 그가 자동차업체 경영에는 ‘초보운전’이라는 점에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도요타가 만든 렉서스를 몰고 다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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