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암시 글 남겨
캐나다 경찰은 13일 일어난 퀘벡주 몬트리올 도슨대학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킴비어 길(25)이라고 밝혔다고 현지신문 <몬트리올가제트> 등이 14일 보도했다. 경찰은 또 사건 당시 길의 팔에 경찰의 총격이 가해졌으나 그가 스스로 머리에 총상을 낸 것이 사망원인이라고 밝혔다.
길은 몬트리올 북쪽 외곽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중산층이지만 이웃들은 그와 가족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현지 언론들은 길이 고스문화 (고딕문화에 뿌리를 두며, 죽음, 공포 등을 지향하는 반항적 문화)사이트인 <뱀파이어프릭스(www.vampirefreaks.com)>에 남긴 글을 통해, 그가 1999년 미국 콜롬바인 고교 총기난사를 배경으로 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좋아했으며 이미 범죄를 저지를 것을 위협했다고 분석했다.
길은 사이트에 검은 트렌치 코트를 입은 채 총기를 들고 있는 사진 50여장을 올렸다. 자신을 죽음의 천사라고도 소개했다. 그는 또 무기에 대한 애착, 사람에 대한 증오심, 경찰이 자신을 감시한다는 걱정 등이 담긴 글을 남겼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사건 발생 2시간 전에도 그는 “아침 위스키는 좋다!”라는 글을 남겼다.
<뉴욕타임스>는 <뱀파이어프릭스>가 다른 범죄와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20대 남성이 이 사이트에 범죄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사이트 운영자인 제스로 베렐슨은 게시글을 통해 언론이 이야기꺼리를 만들기 위해 고스문화를 범죄와 연관시키고 있다며 길의 범죄와 <뱀파이어프릭스>는 연관이 없음을 강조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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