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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단죄받지 않은 피노체트

등록 2006-12-11 17:51

17일 칠레 산티아고의 한 전시관에 전시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자(오른쪽에서 두번째)를 포함한 칠레 전 지도자들의 목이 걸린 실루엣 작품. 이 문제작은 칠레의 잘 알려진 시인 겸 플래스틱 아티스트 니카노르 파라의 작품으로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대통령들은 재임시 존경을 받아야 하지만 그러나 한번 집권하면 물러날줄 모르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는 1810년 이후의 모든 칠레 지도자들이 포함돼 있다.(AP=연합뉴스)
17일 칠레 산티아고의 한 전시관에 전시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자(오른쪽에서 두번째)를 포함한 칠레 전 지도자들의 목이 걸린 실루엣 작품. 이 문제작은 칠레의 잘 알려진 시인 겸 플래스틱 아티스트 니카노르 파라의 작품으로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대통령들은 재임시 존경을 받아야 하지만 그러나 한번 집권하면 물러날줄 모르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는 1810년 이후의 모든 칠레 지도자들이 포함돼 있다.(AP=연합뉴스)
퇴임 뒤 법정에 한번도 서지 않아..
1998년부터 처벌 문제 수면위로
“피노체트의 죽음은 우리에게서 심판과 처벌의 기회를 앗아갔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독재자 피노체트는 퇴임 뒤 16년이 흐르도록 법정에 서지 않았다. 90년 물러난 뒤 그는 98년까지 군 최고사령관, 2002년까지 종신 상원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유지했다.그에 대한 동정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피노체트에 대한 법적 단죄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98년 신병치료차 영국을 방문했다가 체포돼 가택연금 되면서부터다. 당시 스페인 법원은 망명 인사들에 대한 폭탄테러로 스페인인 등 94명을 살해한 혐의로 피노체트를 재판에 회부하고, 영국-스페인간 범죄인 인도협정에 따라 신병 인도를 영국에 요청했다.

대법원격인 영국 상원의 5인 재판부는 98년 피노체트가 집권중 저지른 잔악행위에 대해 국가원수로서 면책특권을 갖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이듬해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재판을 종결시킨다.

피노체트에게 희생당한 이들의 유가족들은 이를 계기로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특히 반대세력을 무자비하게 납치해 살해했던 ‘죽음의 캐러밴부대’의 피해자 소송을 맡은 칠레의 후안 구즈만 특별검사는 피노체트에게 출두명령을 내리고 가택연금을 지시했다. 피노체트는 치매를 이유로 면책을 요구했고, 상급법원이 주요혐의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림으로써 과거청산 움직임은 한풀 꺾였다.

2004년 피노체트가 통치기간 중 챙긴 2700만달러의 해외 은닉자산이 드러나면서 ‘독재자지만 청렴했다’는 지지자들의 옹호론은 타격을 입었다. 2005년 피노체트의 재판정 출석이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진단과 면책 박탈 판정이 잇따라 나오면서 처벌이 이뤄지는 듯했다.

피노체트는 가택연금 중인 지난 25일 91번째 생일을 맞아 “재임 기간에 발생한 모든 행위에 대해 ‘정치적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이 일으킨 유혈 쿠데타는 옹호했다.

결국 피노체트는 10일 모든 죄를 떠안은 채 세상을 등졌다. 인권유린 혐의로 피노체트를 기소했던 히람 빌라그라 검사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피노체트가 심판받지 않은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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