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종교교육 강조…30년만에 대수술
미국 하버드대의 교양교육이 현실세계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개편의 중심은 세계 사회·문화, 종교, 과학 등의 분야이다. 지난 30년 동안에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되는 이번 개편은 협소한 학문적 주제 중심에서 벗어나, 살면서 부닥칠 문제와 고민들에 관한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하버드대 교수들로 구성된 교양과목 개편팀은 7일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미와 해석적 이해 △문화와 신앙 △경험적 추론 △윤리적 추론 △생명시스템의 과학 △물리 세계의 과학 △세계의 사회들 △세계 속의 미국이라는 8개 범주로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이 중 ‘세계의 사회들’과 ‘세계 속의 미국’은 다른 민족·국가의 문화·전통·신앙과, 이들의 미국과의 관계를 가르친다. 이를 통해 “편협함”을 벗게 해주려는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동시에 미국 역사와 전통, 제도에 대한 교육도 강화돼, 미국 대학들의 역사 교육 강화 흐름을 이어받았다.
종교교육의 강화도 눈에 띈다. 개편팀은 지난해 12월 종교를 주요 범주로 도입하려다 자유와 세속주의를 추구하는 전통과 마찰을 빚자, 최종보고서에서는 ‘문화’와 엮어 절충을 모색했다.
보고서는 “21세기의 조건에 맞게 일반교양을 교육함으로써, 풍부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게 개편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성찰적이고 창조적이며, 분석적인 지적 태도를 갖추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학교육의 방향을 이끌어온 하버드대의 교양교육 개편은 다른 대학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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