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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제2의 차베스들, 험난한 진군

등록 2007-02-15 17:51수정 2007-02-15 21:21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 에콰도르 코레아 대통령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 에콰도르 코레아 대통령
에콰도르 코레아 대통령…헌법개정 국민투표 '부분적 승리'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반대파 마찰 헌법 개정 ‘까마득’
‘중남미에서 제2의 차베스식 개혁은 성공할까?’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등 좌파 지도자들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방식의 급진적 개혁을 반대파의 험난한 저항 속에서 추진하고 있다.

1998년 집권한 차베스는 원활한 개혁 추진을 위해 국민투표 뒤 제헌의회를 구성해 헌법을 개정했다. 새 헌법은 국민투표에서 승인을 받았고, 그는 이를 기반으로 2001년 49개 개혁법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반대파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으며, 2002년에는 쿠데타가 벌어지기도 했다.

12일(현지시각), 코레아 에콰도로 대통령이 내놓은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안이 에콰도르 의회에서 통과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오는 4월15일 헌법개정을 위해 시민, 사회단체 지도자, 의원 등 130명으로 구성된 제헌회의 출범 찬성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게 됐다. 다수의 반대파 의원들은 국민투표 계획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조처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1월 말부터 코레아 지지파가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여 의회를 압박했고, 의회-대통령 간 타협으로 국민투표 실시안이 통과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1월 현지 여론조사기관 세다토스 갤럽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이 국민투표 실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국민투표 실시는 코레아의 부분적 승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타협으로 인해 제헌의회가 기존 의회를 해산할 권리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지 싱크탱크인 중남미사회과학연구소(FLACSO)의 시몬 파차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국민투표 실시는) 코레아의 승리”라며 “그러나 제헌회의의 효과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레아는 13일 연설에서 “제헌회의는 의회와 다른 기관을 해산시킬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 반대파와의 갈등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볼리비아 최초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모랄레스는 지난해 8월 제헌의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반대파와 마찰로 아직 헌법을 개정하지 못한 상태다. 볼리비아에서는 각 헌법 조항 개정을 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제헌의회의 여당 의석 수는 255석 중 137석으로 절반이 조금 넘었다. 이 때문에 모랄레스 쪽은 지난해 ‘헌법 조항은 다수결로 개정될 수 있고, 전체 헌법은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통해 통과된다’,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국민투표에 부쳐질 수 있다’는 내용의 법률을 변칙적으로 통과시켰다. 야당은 이에 즉각 반발했다.

또 유휴지 재분배 등 토지 개혁에 반발해 산타크루스, 코차밤바 등 6개 대도시 시장들이 중앙정부와 협력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올해 1월, 코차밤바에서는 모랄레스 지지파와 반대파 간 유혈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태는 모랄레스가 직접선거를 통해 자신을 비롯한 모든 정치인들을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소환제도 도입을 제안하면서 일단락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차베스식 모델이 베네수엘라 밖에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이는 차베스처럼 국·내외를 설득할 만큼 풍부한 석유 등 자원이나 넓은 정치 기반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차베스도 반대파에 부딪쳐 물러났으나 지지자들의 힘으로 돌아온 점을 들어, 모랄레스와 라파엘의 개혁 실패를 아직 속단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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