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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부시의 뒤늦은 중남미 챙기기에 썰렁한 반응

등록 2007-03-14 18:29수정 2007-03-14 19:56

부시 중남미 순방 결과
부시 중남미 순방 결과
반미감정 여전
차베스 맞불도 관심 상쇄
부시 중남미 5개국 순방 결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멕시코 방문을 끝으로 6박7일간의 중남미 5개국 순방을 마쳤다. 부시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중남미 빈곤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반미감정의 완화를 희망했지만, 그다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 보도했다.

부시는 순방 기간 내내 민주주의, 그리고 미국과의 자유무역이 빈곤 퇴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12일 과테말라를 방문한 부시는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군 부대를 방문했다. 이어 미 국제개발처(USAID)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에서 생산한 상추를 트럭에 실으며 “대통령 재직 기간 경험한 가장 멋진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와 함께 순방에 나선 관료들은 자유무역이 중남미 빈곤층에게 이익을 주지 못한 대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동맹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음을 인정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고위 관리는 “20년간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의 장점을 강조해왔지만, 이제 보통 사람들은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라고 반문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작가 페르난두 바에스는 11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부시가 이런 상황(중남미의 빈곤)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줄 것인가?”라며 “빈곤층은 멕시코 국경 주위에 장벽을 설치하고 자유무역의 이로움을 주장하는 사람(부시)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비교적 미국과 관계가 우호적인 국가를 방문했음에도 순방 기간 동안 반미시위는 끊이지 않았다. 13일 밤에는 2000여명의 시위대가 멕시코시티의 미국 대사관으로 몰려들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도 부시와 만난 자리에서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부시의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지역의 반미 맹주인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9일부터 아르헨티나·볼리비아·니카라과·자메이카·아이티 등을 돌며 연일 부시에 대한 맹렬한 비난을 쏟아부었다. 차베스의 중남미 순방이 부시에게로 몰릴 관심을 상쇄시킨 것이다. 동시에 그는 니카라과 석유 정제시설 건설과 아이티 발전소 건설 등 방문국에 대한 원조 계획을 밝혔다. 부시가 이라크 등에 얽매여 있는 이상 중남미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기 때문에 차베스는 경제적 거래와 약속에서 승리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부시는 순방 기간 동안 차베스의 비난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때문에 차베스가 부시를 설전으로 이끄는 데는 실패했으며, 그를 맞이한 국가에서도 미국에 대한 비난에 동참하는 것을 자제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의 마이클 시프터는 “차베스의 호전적 수사는 좁은 부분에서만 울려퍼졌다”며 “최근 중남미 국가들은 현저히 실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들은 부시와 차베스 정부 모두와 거래하길 원하고 이득을 얻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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