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힐셔 목격-첫 범행 시간 일치” 보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1차범행은 우발적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사건의 첫 희생자인 수의학전공 1학년생 에밀리 힐셔(18)는 사건 당일 아침에 기숙사 앞에서 남자친구의 차에서 내렸으며, 이를 목격한 조승희씨가 힐셔를 따라들어가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이는 왜 힐셔가 첫 희생자가 됐고, 1·2차 총격 사이에 2시간 이상이 벌어지는지를 설명하는 데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힐셔가 지난 16일 아침 7시5분께 기숙사인 웨스트앰블러존스턴홀 앞에서 남자친구 칼 손힐의 차에서 내렸다고 23일 보도했다. 인근 래드포드대에 다니는 손힐은 아침 7시15분께 일어난 조씨의 첫 범행 직후 유력한 용의자로 몰렸던 인물이다.
힐셔와 남자친구가 헤어지는 모습을 지켜본 조씨가 웨스트앰블러존스턴홀 4층까지 힐셔를 따라붙어 말다툼이 벌어졌고, 조씨가 힐셔와 기숙사 사감보조인 라이언 클라크를 총으로 쐈을 것이라는 게 〈뉴스위크〉의 추정이다. 이 기사는 힐셔가 푸른 눈을 지닌 아름다운 학생이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런 추정은 힐셔가 차에서 내린 시간과 첫 범행시간이 연결되고, “조씨가 평소 웨스트앰블러존스턴홀을 자주 주시해 왔다”는 증언도 떠올리게 한다.
드러난 사실들을 종합하면, 조씨는 총기난사를 적어도 두 달 전부터 준비했다. 따라서 조씨가 애초 계획한 범행은 2차로 공학관인 노리스홀에서 저지른 것이었고, 1차 범행은 기숙사 주위를 배회하다 우연히 힐셔를 보고 따라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건 당일 기숙사 동료가 그를 본 마지막 시간은 새벽 5시30분께다. 그렇지만 조씨가 힐셔를 알고 있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해, 힐셔의 주변에 대한 경찰 조사에서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999년 발생한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사 사건 범인들을 “순교자”로 부르고, 이들의 범행날짜(4월20일)에 맞추려 했을지 모르는 조씨가 4일 먼저 일을 벌인 것은 ‘예기치 않은’ 1차 범행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조씨의 어머니가 일했던 세탁소 주인의 말을 따, 조씨 부모가 건강이 나빠 2004년 이후 세탁소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씨 가족의 형편이 많이 좋지 않았다는 짐작이 들게 하는 말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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