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버냉키 연준 의장…뉴욕증시는 되레 상승
벤 버냉키(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손실이 많게는 1천억달러(약 91조7천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19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서브프라임과 관련한 금융손실이 드러나고 있고, 아주 심각한 수준”이라며 “일부에서는 손실 규모가 500억~1천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화에 대한 연준 쪽의 진단으로는 가장 비관적인 것이다. 이 문제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많게는 1%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런 발언에도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는 82.19포인트 상승해 1만4000.41에 장을 마쳐, 종가기준으로 처음 1만4천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1553.08로 함께 최고기록을 세웠다. 〈로이터〉 통신은 월가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아주 심각하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계속해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기록행진에 기여했다.
버냉키 의장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미국 경제 전반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미국 주택시장의 총규모는 56조2천억달러에 이른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가격이 내렸지만 미국 전체로는 하락세로 볼 수 없다며, 연준의 “주된 우려”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5.25%인 기준금리에 당분간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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