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주택대출 부실 ‘먹구름’ 미국 경제 전반 번지나

등록 2007-07-25 20:03수정 2007-07-25 22:09

모질로 컨트리와이드 최고경영자
모질로 컨트리와이드 최고경영자
최대 모기지업체 “실적 악화”에 주가·달러 동반 급락
금세 걷히리라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먹구름이 오히려 짙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금융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가운데, 경제 전반에도 충격파가 번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의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의 실적 악화 발표가 나온 24일 뉴욕 증시에선 다우지수(-1.62%), 에스앤피(S&P)500지수(-1.98%), 나스닥지수(-1.89%)가 함께 급락했다. 이날 달러 가치는 1유로에 1.3852달러로 한때 최저치에 다다랐다. 컨트리와이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등으로 2분기 순이익이 33%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주가는 10.5%나 폭락했다.

실적보다 더 자극을 준 것은 컨트리와이드 최고경영자 앤절로 모질로의 말이다. 모기지금융 업계의 개척자로 불리는 그는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주택값이 “대공황 때를 뺀다면 거의 전례 없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택시장이 내년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신 통계는 없지만, 지난 4월 말 미국 주택값은 1년 전에 견줘 2.1% 떨어졌다.

올해 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업계 경영자들은 파장이 길지 않고, 신용이 취약한 일부 고객 대출분만이 제한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날 컨트리와이드의 실적과 모질로의 발언은 모기지 금융과 주택시장의 타격이 광범위하고 오래갈 것이라는 비관론에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2순위 담보대출이 주업인 컨트리와이드는 집값 하락 때문에 담보물건 처분에서 손실을 많이 봤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금융업과 미국 경제 전반에 얼마나 감염되느냐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들은 25일 일제히 이런 우려를 전했다. 신용도가 좋은 이들도 올라간 금리와 내려간 집값 때문에 대출금 상환율이 떨어지고 있다. 시티그룹과 제이피모건 등 주택시장 금융상품에 투자한 대형 금융기관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기관들이 사모펀드의 인수·합병에 대한 돈줄을 죄는 등 주택금융 부실은 이미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의 주택건설은 많게는 지난해 초의 4분의 3 수준으로 줄었다는 집계도 나왔다. 그런데도 주택건설업 고용은 불과 4%만 줄어, 미국의 6월 실업률이 4.5%라는 만족스런 수준을 보이는 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도이체방크 보고서는 중남미 출신의 미등록 노동자들이 건설업을 떠받쳐 통계에 허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는 50만명의 미등록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어, 주택건설 부진의 충격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주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금융 손실이 많게는 1천억달러(91조3300억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이전보다 강한 어조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연준은 이것이 소비심리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