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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수감자 맞교환’ 결단 여부 주목

등록 2007-07-29 19:09수정 2007-07-30 00:18

지난해 미국인 기자 피랍때 ‘협상불가’ 원칙깨고 신축대응
피랍자 석방 협상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의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의 의중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한-미 외무장관의 전날 통화에 대해 “우방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언급을 꺼렸다. 그는 내용은 물론 장관들 간의 직접 협의가 있었는지조차 확인해 주는 것을 거부했다. 다른 당국자는 “이 문제에서 미국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미국을 ‘당사자’로 끌어들이는 것 자체가 힘든데다, 미국의 개입이 공개되면 정치·외교적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러세력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대외적 방침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물밑에서 치열한 대미 설득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 사건이 장기화할 경우, 오는 8월 5~6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미국-아프간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적극 지원하는 한국과의 동맹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사태 해결의 중대 고비가 될 수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인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과의 면담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 사안인 수감자 석방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못한 것도 결국 미국의 ‘재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과거 자국민 인질 사건에 어떻게 대처했느냐도 주목된다. 이라크에서는 미국 민간인 5명이 납치된 뒤 풀려나거나 탈출했고, 6명이 숨졌으며, 11명은 생사불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라크 납치세력들이 수감자 석방을 요구한 사례도 절반 정도 된다. 미국이 직접 나서서 납치세력과 협상하거나, 드러내놓고 교환 조건을 언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미군 등 연합군은 저항세력 조직원한테 알아낸 정보로 구출작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통한 미국인 구출은 1명뿐이다. 한때 미국에 협조적이던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노력해 풀려난 미국인이 2명이다. 공화당 하원의원 마이클 코너웨이는 “일단 그 길(인질 교환)로 접어들면 세계 도처의 모든 미 국무부 직원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말로 미 행정부의 입장을 대변했다.

지난해 1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의 프리랜서 기자 질 캐럴이 바그다드에서 납치돼 82일 만에 풀려난 데에는, 미군이 이라크인 여성 수감자 5명을 석방한 게 도움이 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군은 통상적 조사를 거쳐 이라크인들을 석방했다고만 설명했다. 2003년 2월 마약소탕전에 개입했다가 콜롬비아무장혁명군에 붙잡혀 미국인 최장기 억류자들이 된 노스럽그루먼 직원 3명을 놓고도 타협 움직임이 있다. 미 법무부는 최근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이 미국인들을 풀어주면 연방법원에 기소된 이 단체 지도급 인사가 감형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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