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올 증파병력 한정 철군방안 마련중…13만명 밑으로 줄것”
백악관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내년 상반기부터 부분 철군하는 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올해 증파된 병력 정도만 줄일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면 철군에 나서라는 민주당 등의 요구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관리들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과 리언 크로커 주이라크 미국대사가 함께 작성 중인 증파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백악관이 “새로운 이라크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미군 3만여명을 증파해 바그다드와 서부 안바르주에서 집중 전개한 저항세력 소탕작전이 어느정도 성과를 봤다고 자평하고 일부 철군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철군 규모 확정에는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의 상황 평가가 비중 있게 반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라크 주둔 미군 전투사령관인 레이먼드 오디어노 중장은 17일 “병력 증파는 2008년 어느 시점에는 끝나기 때문에, 이후 증파에 기반해 철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파된 미군 5개 여단이 1년 남짓한 파병기간이 끝나면 돌아가게 돼, 올해 초부터 증파된 병력이 내년 상반기부터 차례로 빠질 것임을 시사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르면 올해 말에 병력 감축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최근 말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여러 발언을 종합해, 이라크 주둔 미군이 증파 전의 13만명이나 그보다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백악관은 한편으로는 이라크에 상당한 수준의 병력을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주둔 중인 영국군의 철군 움직임을 놓고 미국 쪽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퍼트레이어스 미군 사령관의 자문역인 스티븐 비들은 19일치 영국 〈선데이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이라크 무장세력이 떠나는 영국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위험하고 당혹스런” 철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군 수뇌부가 고든 브라운 총리한테 지체하지 말고 5500명의 병력을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시키라고 권고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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