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
주택담보대출 연체→집값하락 ‘악순환’ 이어져
세제정비·서민 구제 고심…묘책 없어 ‘전전긍긍’
세제정비·서민 구제 고심…묘책 없어 ‘전전긍긍’
미국 주택시장의 ‘날개 없는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높아진 금리와 대출기관들의 신용 제공 기피로 거리에 나앉게 된 미국인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는 2분기에 새로 압류처분에 들어간 주택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전체 주택 중 대출금을 갚지 못해 압류처분에 들어간 주택은 0.65%로, 지난 1분기(0.58%)와 지난해 4분기(0.43%)에 이어 3분기 연속 최고기록을 갈았다.
압류주택 증가에는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주택들이 큰 역할을 했다. 미국 모기지시장의 15% 가량을 차지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문에서는 2분기 연체율이 1분기보다 1.05%포인트 오른 14.82%까지 솟았다.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분야는 금리 인상 여파로 2분기 연체율이 16.95%로, 7가구 중 1가구가 대출금을 제 때 갚지 못했다.
신용도가 좋은 대출자들을 상대로 한 프라임론 부문에서도 2분기 연체율은 1분기보다 0.15% 증가한 2.73%를 기록했다. 프라임론에서도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상품을 이용한 가구의 연체율은 4.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연체율이 높은 지역은 주로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지역으로 나타나, 투기 열풍의 부작용을 실감케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플로리다·네바다·애리조나주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더그 던컨 모기지은행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4개 주의 문제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주택시장의 전체 수치를 좌우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기지시장의 연체율과 압류 증가는 집값 하락과 맞물려 모기지업체들을 비롯해 관련 채권을 취급한 금융기관들의 부실화라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금융기관이 압류한 집을 처분하더라도 회수액이 대출액에 못미치는데다, 선순위 저당권자한테 밀리는 채권자들은 아예 돈을 못 건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의 2분기 집값은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3.2% 떨어지면서 6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 조사에서 7월 기존주택 재고량은 16년 만에 가장 많은 459만채로 나타나, 집값 하락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가는 장중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오전 11시30분 현재 전날보다 215포인트(1.6%) 떨어진 13,140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2포인트(2.0%) 하락한 2,560대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2포인트(1.5%) 떨어진 1,45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수가 4천개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은 2003년 8월 이후 4년만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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