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 중동 순방 일정
8~16일 7개국 방문…이-팔·이라크전·이란 등 과제 ‘첩첩산중’
갈등 장본인·임기말 ‘회의적 눈길’…알카에다 협박 ‘경호 비상’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무엇 하나 풀리는 게 없는 중동평화협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 중동 순방에 나선다. 그러나 그의 재임기간에 더욱 꼬인 중동 문제가 임기말 반짝 순방으로 해결의 전기를 맞을지에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8~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로 첫 중동 순방에 나선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그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데 이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방문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순방 목적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재임 중 9·11테러에 이어 이라크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싼 마찰 등이 끊이지 않았기에 의제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부시 대통령은 우선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들을 만나 양쪽의 화해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미국 애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에서 합의한 양자간 평화 정착 노력의 불씨를 살리려는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 언론들을 만나 “나는 매우 낙관적”이라며 임기 안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에서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을 만나 이라크전을 점검하고, 걸프 연안국들에 대해 이란에 맞선 안보 공약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또 수니파 나라들의 맹주인 사우디에서는 전반적 정세를 두고 압둘라 국왕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순방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중동 문제 악화의 장본인으로 지목받는 그의 발걸음이 좋은 성과를 내리라는 기대는 많지 않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임기 말에 이-팔 문제에 진력했지만 얻은 게 전무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팔 화해를 강조한 이날,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를 공습해 민간인 3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기공급을 다시 제한해 주민들을 암흑 속으로 몰아넣었다. 팔레스타인은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서안지구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로 찢어져 자체 분열부터 치유해야 할 처지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사라진 중동에서 미국의 가장 큰 숙적인 이란은 위협에 아랑곳없이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사우디 메카에서 열리는 성지순례행사인 하지에 참석했다. 이집트에는 핵개발을 돕겠다는 제안을 던졌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알리 호세이니는 “잘못된 중동 정책을 만회해보려는 (미국 고위인사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번 순방을 비웃었다. 어느 때보다 높은 중동의 반미감정으로 경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국적의 알카에다 조직원인 애덤 가단은 “부시는 꽃과 환호가 아니라 폭탄으로 환영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인터넷에 올렸다. 첫 방문지인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경찰 1만500명이 경호에 동원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갈등 장본인·임기말 ‘회의적 눈길’…알카에다 협박 ‘경호 비상’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무엇 하나 풀리는 게 없는 중동평화협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 중동 순방에 나선다. 그러나 그의 재임기간에 더욱 꼬인 중동 문제가 임기말 반짝 순방으로 해결의 전기를 맞을지에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8~1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로 첫 중동 순방에 나선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그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데 이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를 방문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순방 목적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재임 중 9·11테러에 이어 이라크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란의 핵개발을 둘러싼 마찰 등이 끊이지 않았기에 의제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부시 대통령은 우선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들을 만나 양쪽의 화해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미국 애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에서 합의한 양자간 평화 정착 노력의 불씨를 살리려는 부시 대통령은 이스라엘 언론들을 만나 “나는 매우 낙관적”이라며 임기 안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에서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을 만나 이라크전을 점검하고, 걸프 연안국들에 대해 이란에 맞선 안보 공약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또 수니파 나라들의 맹주인 사우디에서는 전반적 정세를 두고 압둘라 국왕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순방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중동 문제 악화의 장본인으로 지목받는 그의 발걸음이 좋은 성과를 내리라는 기대는 많지 않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임기 말에 이-팔 문제에 진력했지만 얻은 게 전무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팔 화해를 강조한 이날,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를 공습해 민간인 3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전기공급을 다시 제한해 주민들을 암흑 속으로 몰아넣었다. 팔레스타인은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서안지구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로 찢어져 자체 분열부터 치유해야 할 처지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사라진 중동에서 미국의 가장 큰 숙적인 이란은 위협에 아랑곳없이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사우디 메카에서 열리는 성지순례행사인 하지에 참석했다. 이집트에는 핵개발을 돕겠다는 제안을 던졌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알리 호세이니는 “잘못된 중동 정책을 만회해보려는 (미국 고위인사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번 순방을 비웃었다. 어느 때보다 높은 중동의 반미감정으로 경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국적의 알카에다 조직원인 애덤 가단은 “부시는 꽃과 환호가 아니라 폭탄으로 환영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인터넷에 올렸다. 첫 방문지인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경찰 1만500명이 경호에 동원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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