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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빌 게이츠 “현 자본주의, 인간 이타성 무시”

등록 2008-01-25 19:20

“가난한 사람 위한 ‘창조적 자본주의’ 필요”
기부 넘어 기업이 빈곤문제 직접 개입 주장
세계 최고 갑부이자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24일 밤(현지시각) ‘가진 자들의 잔치’라 불리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약자를 돕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촉구했다.

게이츠는 이날 “우리는 자본주의가 부유한 사람들뿐 아니라 가난한 이들도 만족시키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21세기의 창조적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월 회장직에서 물러나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빌앤멜린다 재단’ 일에 더욱 매달리게 되면 창조적 자본주의 확산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연명하는 아프리카 빈민들을 돕는 일에 기업과 부유한 나라 정부들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윤을 창출하면서 가난을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길”이 그 요체다. 게이츠는 기부를 뛰어넘어, 기업이 고급 인재를 빈곤구제 문제에 배치하고, 정부는 인센티브로 지원하는 ‘실천 방안’을 제시하며 ‘친절한 자본주의’라는 용어도 썼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컴퓨터업체 델과 함께 피시 판매대금에서 50~80달러를 에이즈 퇴치기금으로 지원하는 ‘레드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

자본주의가 최선의 경제체제라는 신념은 여전하다고 밝힌 게이츠는 현 자본주의 시스템이 〈국부론〉의 “보이지 않는 손”에만 주목하고 인간의 이타성을 보는 데 실패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게이츠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 앞서 쓴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은 타인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존재라고 규정한 대목을 읽고 ‘창조적 자본주의론’을 착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는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의 ‘자본주의는 인간성의 이윤추구적 측면에만 집중하는 미완의 체제’라는 견해와 비슷한 맥락이다.

빈부와 노사 불평등 심화를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다보스에 모인 일부 석학과 경제계 인사도 새 패러다임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씨앗을 보고 있다”며 “미국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평등 문제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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