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특파원리포트
오바마, 두 전대통령 후광업기 전략 ‘약발’
“레이건은 희망 메시지” 잇단 칭송 껴안기 존 에프 케네디냐, 로널드 레이건이냐? 2008년 미국 대선의 후보 경선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인들에게 신화가 된 케네디와 레이건 전직 대통령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조지 부시 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살아 있는 전·현직 대통령이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케네디와 레이건 붐으로 민주당에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오바마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큰딸인 캐롤라인의 지지 선언까지 얻어내 ‘제2의 케네디’ ‘흑인 케네디’이라는 호칭에 후광을 더하고 있다. 케네디 의원은 불편한 노구를 이끌고 슈퍼화요일의 대결전이 치러지는 뉴멕시코와 캘리포니아 등에서 오바마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오바마가 열세를 보이는 히스패닉계 설득에 주력한다. 캐롤라인은 오바마의 캘리포니아 유세에 동행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바마는 ‘변화’의 코드에 ‘통합’의 코드를 결합시켜, 케네디를 넘어 공화당의 수호신인 레이건까지 끌어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레이건이 미국민들에게 상상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고 미국 정치의 궤도를 바꿔놨다고 칭송했다. ‘케네디+레이건’으로 자리매김해, ‘오바마칸’(오바마+리퍼블리칸, 오바마를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변화의 바람에 밀려 ‘경험 있는 변화’로 방향을 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민주당의 공적인 레이건을 찬양하고 빌 클린턴의 업적을 폄하하는 오바마를 거세게 비난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오바마가 외치는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선 미국인 다수가 공감하는 터여서 반격이 쉽지 않다. 또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세 자녀들한테서 지지를 이끌어냈으나, 케네디 집안의 분란을 보여준 것 이외에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때 케네디에 비유되기도 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에 대해 인종주의적 공격을 한 이후 “대선의 훼방군”이란 비난에 직면해 있다. 공화당 후보들이 지지율이 바닥권에서 맴도는 부시 대통령을 내팽개친 지는 오래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레이건도서관에서 벌어진 후보토론회에서 너나없이 ‘레이건의 후계자’를 자임하면서 레이건을 최고의 대통령으로 떠받들었다. 이들의 레이건 집착과 향수는 레이건 시대의 영광을 재현해 백악관을 수성하겠다는 희망을 반영한 것이다. 최종주자가 유력시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단아’로 불린 정치 이력을 바탕으로 지지표의 외연을 공화당 바깥으로 넓힐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평가된다. 민주당원들을 흡수해 ‘제2의 레이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전직 대통령들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오바마의 선거전략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초의 미국 흑인대통령에 한걸음 다가선 오바마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 슈퍼화요일 대결전에서 한걸음 앞서 있는 힐러리와 대등한 승부를 펼친다면, ‘케네디+레이건’의 이미지를 내세운 오바마 바람은 21세기 미국의 정치지형을 크게 바꿔놓을 전망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레이건은 희망 메시지” 잇단 칭송 껴안기 존 에프 케네디냐, 로널드 레이건이냐? 2008년 미국 대선의 후보 경선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인들에게 신화가 된 케네디와 레이건 전직 대통령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조지 부시 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살아 있는 전·현직 대통령이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케네디와 레이건 붐으로 민주당에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오바마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큰딸인 캐롤라인의 지지 선언까지 얻어내 ‘제2의 케네디’ ‘흑인 케네디’이라는 호칭에 후광을 더하고 있다. 케네디 의원은 불편한 노구를 이끌고 슈퍼화요일의 대결전이 치러지는 뉴멕시코와 캘리포니아 등에서 오바마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오바마가 열세를 보이는 히스패닉계 설득에 주력한다. 캐롤라인은 오바마의 캘리포니아 유세에 동행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바마는 ‘변화’의 코드에 ‘통합’의 코드를 결합시켜, 케네디를 넘어 공화당의 수호신인 레이건까지 끌어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레이건이 미국민들에게 상상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주고 미국 정치의 궤도를 바꿔놨다고 칭송했다. ‘케네디+레이건’으로 자리매김해, ‘오바마칸’(오바마+리퍼블리칸, 오바마를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변화의 바람에 밀려 ‘경험 있는 변화’로 방향을 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민주당의 공적인 레이건을 찬양하고 빌 클린턴의 업적을 폄하하는 오바마를 거세게 비난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오바마가 외치는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선 미국인 다수가 공감하는 터여서 반격이 쉽지 않다. 또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세 자녀들한테서 지지를 이끌어냈으나, 케네디 집안의 분란을 보여준 것 이외에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때 케네디에 비유되기도 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에 대해 인종주의적 공격을 한 이후 “대선의 훼방군”이란 비난에 직면해 있다. 공화당 후보들이 지지율이 바닥권에서 맴도는 부시 대통령을 내팽개친 지는 오래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레이건도서관에서 벌어진 후보토론회에서 너나없이 ‘레이건의 후계자’를 자임하면서 레이건을 최고의 대통령으로 떠받들었다. 이들의 레이건 집착과 향수는 레이건 시대의 영광을 재현해 백악관을 수성하겠다는 희망을 반영한 것이다. 최종주자가 유력시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단아’로 불린 정치 이력을 바탕으로 지지표의 외연을 공화당 바깥으로 넓힐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 평가된다. 민주당원들을 흡수해 ‘제2의 레이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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