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건을 쓴 티베트 독립 지지 활동가가 25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 앞에서 중국의 티베트 탄압에 대한 유엔의 침묵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
아주시보 “난민 특수부대도”
유혈 충돌을 빚은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의 정보·군사 전문가 리처드 베네트는 온라인잡지 <아주시보> 기고문에서, 미국이 이번 사태에 적극 개입했으며 이는 위협적인 경쟁국 중국을 흔들 수 있는 ‘하늘이 준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베네트는 미국이 전통적으로 티베트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지원해왔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근거를 찾았다. 미 중앙정보부(CIA)는 1960년대 콜로라도주에서 망명정부 군대를 훈련시켰다. 60~70년대에는 티베트 캄바족 게릴라 부대를 양성하기도 했다. 1962년 중국-인도 전쟁 무렵에는 인도 정보기관의 협조를 얻어 인도에 티베트 정보활동 기지를 만들었다. 당시 편성된 인도군의 티베트 난민 특수부대 운영 등 일부 ‘작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티베트 본토에 무기 밀반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트는 지금으로선 겉으로 드러난 미국 개입의 증거는 찾기 힘들다면서도, 미국 쪽은 ‘손에 피 묻히는 일’ 없이 중국을 비난하고 공격할 소재를 찾는 데 성공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티베트 시위는 중국이 강온 어느 쪽의 대책을 내놓든 부담이기 때문이다. 티베트 시위 이외에도 신장의 위구르족이나 파룬궁 문제 등 중국의 해묵은 ‘약점’들은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한번 중국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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