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광둥성 주하이 대형 쇼핑센터에 전시돼 온 마오쩌둥 전용기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이 생전에 탔던 전용 제트기가 쇼핑객들의 자동차에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광둥성 주하이에서 대형 쇼핑센터를 운영하는 왕즈레이 르둥그룹 대표는 최근 쇼핑센터의 주차공간이 협소하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쇼핑센터 광장에 전시해온 이 비행기를 매물로 내놓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3일 전했다.
1999년부터 이 비행기를 쇼핑센터의 해변 쪽 광장에 전시해온 그는 “주말이면 쇼핑센터 주차장이 자동차로 꽉 차 비행기를 치우라는 불평이 쏟아지곤 했다”며 “비행기 매각 결정이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차장이 좁으면 고객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46m 길이의 이 영국산 트라이던트 제트기는 마오 전 주석의 부인인 장칭이 주로 이용했다. 장은 1976년 문화대혁명을 주도한 이른바 ‘사인방’의 우두머리로 체포되기까지 이 비행기를 직접 몰고 전국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는 이후에도 중국 고위 관리들의 전용기로 쓰이다 1986년 퇴역했다.
현재 이 비행기의 좌석과 침대는 가죽으로 만든 의자와 책상으로 바뀌었다. 조종석만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상태다. 박물관이나 개인소장가, 항공학교 등에서 구입 조건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대표는 “벌써 200여군데서 전화를 받았다”며 “이 비행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몇백만위안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비행기는 당시 중국 공군이 구입한 세 대의 트라이던트 제트기 가운데 하나다. 하나는 지금도 중국 공군에 남아 있고, 다른 하나는 마오 전 주석의 후계자로 꼽히던 린뱌오의 몰락과 함께 사라졌다. 1971년 쿠데타 음모가 발각되자 이 비행기를 타고 국외 탈출을 시도했던 린은 내몽골 상공에서 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최후를 맞았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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