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보고서 “전세계적 소득 불평등 점점 심각해져”
전 세계에서 최고경영자층과 일반 노동자들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6일 ‘2008 세계노동보고서’에서, 임금소득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의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따라 그 정도도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2003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의 일류 경영자의 소득은 45%나 늘었으나 중산층 소득은 15%만 증가했으며, 일반적인 노동자들의 임금은 겨우 3%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미국내 15대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2007년에만 평균임금 수준의 노동자들보다 무려 520배나 많은 수입을 챙겼다. 이는 4년 전인 2003년의 360배보다도 훨씬 더 벌어진 수치다. 독일도 지난해 최고경영자 연봉이 이 나라 전체 평균임금보다 148배나 높았으며,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정은 비슷하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국제노동기구는 “1990년대 초부터 2007년까지 전 세계 고용이 30% 늘었으나 임금격차에 따른 빈부차는 더욱 벌어졌다”며 “노동자들에게는 경제성장의 몫이 적게 배분된다”고 지적했다. 이 기구는 특히 “과도한 임금 불평등은 범죄율 증가, 기대수명 단축은 물론, 가난한 나라들의 경우 영양실조와 아동교육의 기회 상실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세계화’가 인구 대다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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