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관문 구실”…민간인 8명 사망
이라크 주둔 미군이 26일 시리아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감행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8명이 숨졌다. 미군이 직접 시리아 영토에서 공격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현지 주민과 시리아 정부, 현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중무장 헬리콥터 4대가 이라크 쪽에서 시리아 동부 국경의 영공을 10㎞쯤 침범해 수카리야 마을을 공격했다. 이 중 2대가 착륙해 군인들이 내린 뒤 건축중인 건물에 15분간 총격을 퍼부었으며, 어린이 4명을 포함해 8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시리아 정부는 즉각 “이번 공격은 중대한 침범행위”라고 미국을 비난하고, 시리아 주재 미국 대리대사와 이라크 공사를 불러들여 항의했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번 공습과 그로 인한 사태의 모든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며 “이라크 정부는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진상조사를 하고, 이라크 영토가 시리아에 대한 공격기지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라”고 촉구했다.
익명의 미군 관리는 <에이피>(AP) 통신에 “미군 특수부대가 알카에다와 연관된 외국인 무장대원들이 시리아를 통해 이라크로 들어오는 네트워크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이라크 서부지역 미군 사령관 존 켈리 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쪽 국경은 통제가 잘 되고 있지만 시리아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미군은 무장세력이 이라크로 침투하는 통제되지 않는 관문인 시리아 국경에 대한 보안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시리아 공습을 아직 공식확인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의 한 대변인은 “지금 당장은 이번 공습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지만 알아보겠다”고 말했으며,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는 논평 자체를 거절했다.
공습지역은 이라크 수니파 저항에 쓰인 무장대원과 무기와 자금이 흘러들어오던 주요 통로로 알려졌다. 이라크 미군 당국자는 “외국인 무장대원 네트워크가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시리아로 무장대원들을 송출하며, 시리아군 일부가 알카에다와 사담후세인의 바트당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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