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뒤 첫 만남서 갈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0일(현지시각) 처음으로 백악관을 찾아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은 파산위기에 몰린 자동차 산업 지원과 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싸고 팽팽히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당선자는 이날 부시 대통령에게 파산위기에 몰린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업계에 긴급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엠·포드·크라이슬러 등 3대 자동차 회사가 7천억달러 구제금융의 일부를 쓸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를 굽혀야 자동차 업계 지원과 경기부양책을 지지할 수 있다며 조건을 내걸어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오바마 당선자 측근들은 오바마와 민주당 의회 지도부가 자유무역협정 문제에서 양보할 뜻이 없으며, 내년 1월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미국 제조업의 중추”라고 강조하는 오바마 당선자는 취임하면 자동차 업계에 대한 장기적 지원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더는 시장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며 자동차 업계 지원을 꺼리고 있지만, 민주당 주도 의회가 콜롬비아·파나마·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한다면 자동차 업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공화당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자는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했고, 한국과의 자동차 무역이 “불공정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현직과 차기 대통령이 갈등하는 동안 미국 자동차 업계는 생존 사투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 지엠의 주가는 10일 하룻 만에 23% 폭락해 1946년 이래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자동차 3사가 파산하면 최소 300만명이 실직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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