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고위관료들도 ‘바닥 논쟁중’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반등 신호를 보이면서, 경제정책을 좌우하는 최고 정책담당자들 사이에서도 ‘신중한’ 낙관론이 흘러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5일 <시비에스>(CBS) 방송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수십년간 최악의 경기침체가 올해 말 끝날 것 같다”며 “경기회복의 조짐인 ‘그린 슈트(Green Shoot)’가 이미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30년대 대공황이 되풀이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우리가 그런 위험은 피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런 평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흘러나오는 조심스런 낙관론의 기류와 일치한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16일 전했다.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15일 <엔비시>(NBC) 방송에서 “미국은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고 아직 승리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대단한 전투를 치러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이 건실하다”면서도 “우리는 일시적으로 대량 실업과 국내총생산(GDP)의 감소 등 나쁜 상황으로 곤경에 빠져있다”고 강조했다.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에이비시>(abc) 방송에서 ‘경기의 바닥이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어느 누구도 확답할 수 없다”며 “우리는 한달에 60만개의 일자리를 잃는 경제위기에 처했으며, 아마도 (위기가) 곧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주택거래 증가와 소매판매 상승 등) 몇몇 희망적 경제지표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낙관적 메시지에도 행정부의 경제자문들은 빠른 반등은 없을 것이라는 신중함을 잃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미국 시장 투자에 우려를 표명하자, “중국 뿐 아니라 모든 투자자들은 미국에서의 투자에 절대적 신뢰를 가져도 된다”고 밝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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