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의 사우스웨스트고등학교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주민들에게 의료보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연설하고 있다. 그린베이/AP 연합
“올 안에 마무리해야” 대중 앞 첫 공개호소
미 보험사·의사단체 “반대” 거액로비 조짐
미 보험사·의사단체 “반대” 거액로비 조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안에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안을 마련해 대수술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위스콘신 그린베이에서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진행된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의료보험 체계 개혁과 관련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선택이 될 수 없으며,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미팅이 오바마가 대중을 상대로 의료보험 개혁 지지를 호소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올해 의료보험 개혁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이뤄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8월 국회 휴회 이전에 의료보험 개혁법안 통과를 목표로 법안 마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오바마는 정부가 보조하는 공영보험을 확대해 현재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4500만명에게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민간보험과 공영보험간 경쟁을 유도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한다는 계획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재원은 기존의 공적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등에서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고소득층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줄여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책임지고 전국민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오바마의 방안에 대해 일부 보수진영과 보험업계, 의료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고소득층은 세금인상을, 일부 저소득층은 정부가 전적으로 보장해온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어의 축소를 걱정하기도 한다. 특히 오바마의 개혁안이 재정적자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공격받기도 한다. 그러나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의료보험의 비효율성을 제거하지 않고는 재정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의료보험 개혁안에 대한 찬반을 놓고 미국 사회가 크게 보수와 진보로 갈리는 듯한 모양새도 보이기 시작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의사들의 모임인 미 의료협회(AMA), 보험업계 등이 오바마의 의료개혁 법안에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서 워싱턴의 로비스트에게 수백만달러를 쓸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대선 당시 오바마의 자원봉사자들은 오는 27일 의료보험 개혁안 지지를 천명하는 전국적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보도했다.
한편, 이날 그린베이 미팅에서 오바마는 한 시민이 모임에 참석하느라 자신의 딸 케네디가 학교에 결석했다고 하자, 그 자리에서 “케네디의 선생님에게:케네디의 결석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케네디는 나와 함께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라는 쪽지를 써 직접 건네 화제가 됐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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