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난 등 문제 쌓였는데 고급휴양지 선택” 비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매사추세츠의 고급 휴양지인 마서즈 빈야드 섬에 도착해 취임 후 첫 휴가에 들어갔다.
오바마 대통령과 가족들은 인구 1만5천여명의 작은 섬인 마서즈 남서쪽에 있는 28에이커(약 3만4천평) 규모의 초대형 별장인 블루허론 농장에서 1주일간 머문다. 바닷가 인근의 이 별장은 지난해 대선 때 존 매케인 후보를 지원한 공화당원인 윌리엄 반 디벤더의 소유로 침실 5개, 욕실 5개, 별도 게스트 시설, 수영장, 승마 목장, 사과농장, 보트장 등이 갖춰져 있다. 이 농장은 지난 2005년 디벤더가 2000만달러를 주고 샀으며, 1주일 임대료만 3만5천달러에 이른다. 이 비용은 오바마가 개인돈으로 내기로 했다.
휴가에는 오바마의 친구인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 시카고의 의사 에릭 휘터커, 그리고 인도네시아인 양아버지와 친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여동생 마야도 함께 했다. 또 섬 인근 하이어니스에는 케네디 가문의 대저택이 있고, 뇌종양으로 투병중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지금 머물고 있다. 백악관은 케네디 의원과의 면담 가능성을 부인하며 “공식활동 없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건강보험 개혁, 아프가니스탄 전황, 실업난, 재정적자 등 문제가 쌓였는데 한가하게 고급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긴다는 것이 입방아에 오르기도 한다. 미국 대통령 역사연구가인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미국 최상류층의 하계휴가지를 골랐다는 것은 위험스럽다”며 “위스콘신이나 오하이오 등과 같이 중산층 눈높이에 맞춘 곳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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