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원의원 “재능·능력 갖춰”
진보이념 지탱해준 재산도 관심
진보이념 지탱해준 재산도 관심
케네디가의 마지막 적자였던 에드워드 케네디 미국 상원의원은 떠났지만, 그를 둘러싼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우선 그의 타계로 공석이 된 상원의원직을 부인인 비키(55)가 승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크리스 도드 상원의원은 30일 <시엔엔>(CNN)에 나와 “그녀(비키)가 재능과 능력으로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는 상원에서 그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키가 남편의 상원의원직 승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992년 케네디 의원과 결혼한 변호사 출신의 비키는 당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던 케네디 의원을 내조해 안정을 되찾도록 해줬을 뿐 아니라 핵심 정치참모로서 케네디 의원의 정치적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이와 함께 케네디 가문이 끝까지 진보 이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케네디 집안의 엄청난 ‘재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이피>(AP) 통신은 30일 케네디 가문은 풍부한 재산을 바탕으로 여유있게 공익활동에 봉사할 수 있었고, 정계에 진출해서도 이익단체나 정치헌금 기부자들에게 휘둘리거나 돈과 관련된 추문에 얽히지 않고 진보적 가치를 지탱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밑바탕은 결국 ‘돈’이라는 뜻이다. 케네디 가문 전체의 재산 규모는 1980년대에 총 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한편, 케네디의 타계로 미국의 정치명문가 시대도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8년 <폭풍의 한 가운데 선 케네디가>의 저자인 윌 스위프트는 지난 200년간 미국에는 애덤스, 루스벨트, 케네디, 부시 등 4대 정치가문이 있었으나 케네디가와 비교할만한 가문은 없었고,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에이비시>(ABC) 방송을 통해 말했다. 보스턴 대학의 톰 훼일런 교수(정치학)는 “사람들은 부시 정부 이래 케네디같은 정치 명문가에 대해 다소 냉소적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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