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윌슨 공화당 4선 하원의원(사우스 캐롤라이나)
공화 윌슨의원 거듭사과 ‘궁지’
지역구 민주 후보엔 후원 쇄도
지역구 민주 후보엔 후원 쇄도
“당신 거짓말하고 있어!”(You lie!)라는 고함 한 번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힌 9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당시 고함을 지른 조 윌슨(사진) 공화당 4선 하원의원(사우스 캐롤라이나)이 궁지에 몰렸다. 윌슨은 오바마 대통령 연설 직후인 그날 밤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램 이매뉴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윌슨의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백악관 쪽은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안에서도 그의 태도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15일까지 하원의원들에게도 사과하지 않는다면,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인터넷매체인 <얼터넷>은 미국 시민단체인 미국 책임정치센터(CRP)의 보고서를 인용해 윌슨 의원이 받은 후원금 가운데 24만4196달러가 미국병원협회(AHA), 미국의학협회(AMA) 등 의료 전문가단체로부터 모금했다고 11일 보도했다. 또 제약회사로부터 8만6150달러, 보험회사로부터 7만3050달러, 병원과 요양원들로부터 6만8000달러를 후원받는 등 건강관련 부문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모두 41만4000달러에 달했다.
또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조 윌슨의 추악한 건강보험 비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영 건강보험 도입을 반대해온 윌슨 의원이 정작 자신은 공짜 군인의료보험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주 방위군 대령 출신인 윌슨 의원은 자신과 가족들에게 제공하는 이 혜택을 평생 받을 수 있다. 윌슨 의원은 그러나 퇴역 군인들을 위한 의료보험에 대해 지난 8년간 무려 11차례나 반대표를 던졌고, 퇴역군인들의 건강보험 혜택 축소에 앞장섰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여기에 윌슨의 선거구에서 내년에 윌슨과 맞대결하는 롭 밀러 민주당 후보에게 선거운동 기부금이 쇄도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라크전 참전 퇴역군인인 밀러 후보는 올해 6월 말까지 모금한 선거운동 자금이 4만8000달러에 그쳤으나, 윌슨의 고함 직후 몇 시간 만에 5만달러가 그의 선거자금 계좌로 몰렸고, 10일 오후까지 30만달러가 쏟아졌다.
쇄도한 선거자금의 절반은 진보색채 블로그인 ‘데일리 코스’를 통해서였다. 이 블로그는 “오바마에게 거짓말쟁이라고 고함친 사람을 떨어뜨리자”며 일종의 낙선운동 개념으로 윌슨의 경쟁자인 밀러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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