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말리가 히트곡을 녹음했던 자메이카 킹스턴의 터프공 스튜디오에 그의 앨범들이 쌓여있다. 최근 그의 가족들은 강력히 지적재산권 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킹스턴/AP 연합뉴스
가족 ‘말리 라이센스’ 사업 시작
“비물질주의 정신 어긋나” 지적도
“비물질주의 정신 어긋나” 지적도
‘레게음악의 전설’인 자메이카 출신 가수 밥 말리는, 아마도 체 게바라와 함께 전 세계 골목 시장 상인들이 파는 티셔츠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얼굴일 게다. 그들은 전 세계인들에게 저항과 정의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밥 말리에 관해서는 이제부터 달라질 듯하다.
말리의 유족들은 최근 캐나다의 한 지적재산권 전문 회사를 통해 말리 이미지 상품의 라이선스권을 모색하는 한편, 비합법 상품에 대해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말리 관련 비즈니스는 한해 약 6억달러 규모로 추산되지만, 2007년 기준으로 유족들과 합법적인 계약을 맺은 건 40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하우스 오브 말리’ 사업 출범으로 말리의 이름이나 이미지를 이용한 게임이나 신발, 가방, 악기, 레스토랑 등 다양한 사업들이 내년 중반부터 선뵐 예정이다. 대행을 맡은 회사 쪽은 한 해 1억달러 규모의 ‘말리 비즈니스’가 시작될 것이라 내다봤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런 소식에 인터넷의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불만도 적잖다고 전했다. 비물질주의와 전 세계 흑인들의 통합을 뜻하는 래스패리언 운동을 대중화시켰던 말리의 정신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은 엘비스 프레슬리나 마이클 잭슨이 사후에도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비교하며 “말리의 가족들은 이런 주장을 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말리의 가족 대부분은 그래미상 등을 수상한 가수·작곡자로 활동 중이다.
1981년 36살의 나이에 뇌종양으로 숨지기 전까지, 말리는 ‘아이 샷 더 셰리프’‘노 우먼, 노 크라이’ 같은 노래를 통해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는 자메이카 민중의 삶과 사회 정의를 이야기하며 전 세계에 레게 붐을 일으켰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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