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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미워도 다시한번’

등록 2009-11-03 20:40수정 2009-11-04 00:18

오바마, 카르자이에 축하전화
“부패와의 전쟁 등 새로운 장 써야” 훈계
 ‘미워도 다시 한 번.’ 임기 5년이 연장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대하는 미국의 심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아프간 선관위의 결선투표 취소 결정으로 카르자이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직후 ‘축하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통화 내용을 보면 축하라기보다 훈수와 다짐받기다. 오바마는 카르자이에게 지난 임기 동안 회피했던 문제들, 즉 탈레반 저항세력의 득세를 부추겨온 만연한 부패와 마약 거래와의 싸움을 떠맡아야만 할 것이라고 ‘훈계’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3일 보도했다. ‘부패와의 전쟁’과 ‘아프간 보안군의 훈련 강화’가 주문의 핵심이었다.

 오바마는 3일 언론에 카르자이와의 통화 사실을 밝히면서 “아프간의 개선된 통치에 바탕해 (양국관계와 아프간 역사에) 새로운 장을 쓰기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카르자이 정부가 아프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아프간) 내부 개혁에 과감히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백악관의 한 고위관리도 미국은 카르자이 정부가 가칭 반부패위원회를 설치해 엄격한 신뢰성을 확립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특히 아프간 정부가 ‘심각하게 부패한’ 인물 몇 명을 체포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체포 희망자를 거명하진 않았다.

 검거대상자 명단에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동생이자 대규모 아편거래 혐의자인 아메드 왈리 카르자이, 카르자이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끌어들인 우즈베크족 군벌 지도자이자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수천명의 탈레반 대원들에 대한 집단학살을 주도한 압둘 라시드 도스툼, 역시 카르자이의 이번 대선 러닝메이트이자 마약거래 혐의자인 무하마드 카심 파힘 전 국방장관 등 카르자이의 최측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정부에 대한 미국의 총체적인 불신과 앙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백악관의 또다른 고위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의 아프간 전략 검토회의에서 아프간 정부의 자치능력과 합법성, 그리고 그것들이 미국의 아프간전략 성공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을지를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백악관 쪽은 또 수주 혹은 수개월 내 양국이 긴밀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르자이가 다시 한번 미국의 파트너가 된 상황에서, 카르자이 정부의 합법성 확보 및 정국 장악력 강화가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아프간 출구 전략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선 아프간 정국의 안정을 위해 통합정부(연정)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프간 국민들은 1990년대 군벌 난립 시기 무정부상태의 대혼란과 살육 겪은 바 있어 연정을 거의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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