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문제 비화 조짐…관계 여성 모두 6명으로 늘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캔들’ 열풍이 타블로이드판 신문·잡지의 사냥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즈 스캔들 보도가 장기화되면서 인종문제로까지 번지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언론과 인터넷 등에선 ‘우즈가 과연 백인이었어도 이렇게까지 시끄러웠을까?’, ‘우즈의 스캔들 상대가 흑인이었어도 이랬을까?’라는 숙고에서부터 ‘우즈는 왜 블론드(금발) 백인만 좋아하는가?’라는 감정섞인 의문까지 일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6일 우즈에 대한 흑인들의 불만을 소개하기도 했다. 흑인들은 가장 백인적인 스포츠인 골프에서 황제 자리에 오른 우즈가 흑인이라는데 상당한 자부심을 느껴왔다. 그런데 흑인 아버지와 타이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우즈는 처음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흑인으로 규정짓지 않았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부터 흑인 정체성을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즈는 자기 몸속에 백인(코커시언), 흑인, 인디안, 아시안의 피가 모두 흐른다며, 이를 혼합한 ‘캐블리네이시안’(Cablinasian)으로 자신을 불렀다. 그리고 스웨덴 출신의 백인 여성과 결혼했다.
흑인들은 스캔들 상대가 한결같이 백인 금발여성이라는 점에서 우즈에 대한 실망감을 더했다. 유명 블로거인 로버트 폴 레이예스는 “우즈가 흑인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면, 이번 스캔들은 (흑인 사회에서) 큰 논란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의 스캔들 상대는 뉴욕 나이트클럽 호스티스인 레이첼 우치텔(34), 로스앤젤레스 칵테일 웨이트리스인 제이미 그럽스(24), 라스베이거스 클럽 매니저인 칼리카 모킨(27) 등 3명이었는데, 3명이 더해졌다. 물론 모두 백인이다. 영국 타블로이드판인 <더 뉴스 오브 더 월드>는 플로리다주 올랜도 근처 우즈 집 부근 레스토랑 종업원인 민디 로튼(33)이 우즈와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인터뷰를 실었다. <데일러 미러>도 5일 속옷 모델인 제이미 정거스(26)가 우즈와 18개월간 관계를 맺어왔다고 보도했다. <뉴욕 데일리 뉴스>는 우즈가 지난해 뉴욕에서 코리 리스트(31)와 비밀스런 만남을 가졌고, 골프 투어에도 데리고 갔다고 전했다. 우즈는 지난 3일 자신의 웹사이트(www.tigerwoods.com)에 공개 사과문을 올린 뒤론 더이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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