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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우울한 성탄절

등록 2009-12-15 21:11수정 2009-12-15 21:14

미, 우울한 성탄절
미, 우울한 성탄절
경기침체·고용불안 영향
아이들 선물 목록 바뀌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뭘 줄까?”
“아빠 일자리요!”

“우리 아빠를 요정으로 변신하게 할 수 있나요?”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한 쇼핑센터에서 5살 소녀가 산타클로스 분장을 한 직원에게 소원을 빌었다. “아빠가 직장을 잃었고, 우린 이제 집에서 나가야 돼요”(요정이 되면 직장도, 집도 없어도 되니까요) 산타는 할 말을 찾지 못해 허둥댔고, 소녀의 동생이 잠자고 있는 유모차 옆에서 엄마는 울음을 터트렸다.

미국 서민들이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으로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침체 여파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들도 비켜가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연말이 되면 쇼핑센터 등에서 산타 분장으로 고객행사를 벌이는 산타 40명을 인터뷰한 결과, 산타에게 전하는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이 예전의 엠피쓰리(MP3), 노트북, 게임기 등에서 운동화, 양말 등 생필품으로 소박하게 바뀌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시카고 외곽 쇼핑몰의 산타클로스 로드 리머스머(56)는 “올해 너무 많은 아이들이 양말을 선물로 원했다”며 “아마 ‘선물 살 돈이 없다’는 부모들의 말을 아이들이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의 산타 켈리 크래스(67)는 7살짜리 소년이 신발을 선물로 요구하기에 “에어 조던 운동화?”라고 물었더니, 소년은 “신발에 구멍이 났으니 ‘그냥 신발’이면 된다”는 답을 들었다. 한 소녀는 “칠판 글씨가 안 보이니, 안경이 있었으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아이들은 실직한 아빠의 일자리를 선물로 부탁했다.


올해 미국과 캐나다의 영화 흥행수입이 지난해보다 8.6% 늘어났는데, 이도 경기침체와 연관돼 있다.

서민들이 여행이나 외식을 줄이는 대신 돈이 적게 드는 영화관을 찾기 때문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그런데 금융위기 진원지인 ‘월스트리트’는 따뜻한 연말을 보내 대조를 이룬다. 금융회사가 올해 큰 수익을 낸 월가는 요즘 연말 보너스 기대감에 부풀어있고, 맨해튼의 고급 레스토랑, 자동차 대리점, 명품 매장 등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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