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동료 의원들 투표하며 추모
미국 상원에서 의료보험 개혁안이 통과되던 24일, 미 의회에선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케네디(사진) 상원의원을 기리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형인 존 에프 케네디가 60년대에 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무상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도입에 힘을 쏟았다면, ‘상원의 (리버럴) 사자’로 불렸던 에드워드 케네디는 오랫동안 전국민 의료보험을 꿈꿔왔고,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케네디는 뇌종양 투병 와중에도 의원 설득 작업을 벌이는 한편, 임종 직전에는 한 표라도 보태려 자신이 떠나면 공석이 될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안까지 냈다. 그의 뒤를 이은 매사추세츠주 폴 컬크 상원 의원은 투표장에서 “케네디가 하늘에서 메리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승리를 이끌어낸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테드의 꿈을 실현하는 데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말했고, 92살의 최고령 의원인 로버트 버드 상원 의원은 휠체어를 타고 출석해 “내 친구 테드를 위한 것”이라며 한 표를 행사했다. 케네디의 절친한 후배인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도 “테드가 하늘에서 웃고 있을 것”이라며 그를 그리워했다. 지난 21일 새벽 1시 토론 종결 표결 뿐 아니라, 이날의 이른 아침 상원 표결장에도 나타난 부인 비키 케네디는 눈물을 글썽이며 남편의 꿈이 진행되는 현장을 지켜봤다. 그는 지난 20일 상원 의보개혁안 통과를 위해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남편은 의료보험이 시민의 특권이 아니라, 기본권이라고 믿었다. 미국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1월 중 상·하원 단일안을 마련해 표결까지 끝낼 태세다. 반면 공화당은 의회 안팎에서 민주당을 압박하는 한편, 보수 지역 민주당 의원들을 공화당으로 영입하려 하는 등 다양한 반격을 시도중이다. 언론은 상·하원 단일안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특히 공공보험(퍼블릭 옵션)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