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외무장관 “알카에다 300명 암약” 밝혀
미국, 이라크·아프간 등 이어 보복공격 가능성
미국, 이라크·아프간 등 이어 보복공격 가능성
성탄절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 이후, 알카에다의 추가 공격과 미국의 보복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상황이 위태롭게 전개되고 있다.
아부 바크르 알쿠르비 예멘 외무장관은 29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나와 “예멘에 알카에다 조직원 300명이 암약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방을 겨냥해 여객기 폭파미수 사건과 같은 공격을 계획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에이비시>(ABC) 방송은 이날 용의자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와 협력했던 예멘의 알카에다 조직원은 모두 4명으로, 이들 중 2명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지난 2007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송환된 뒤 풀려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예멘은 압둘무탈라브가 2004~2005년, 그리고 지난 8~12월 예멘에 머물렀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 기간의 행적에 대해 조사중이다.
미국은 예멘의 알카에다에 보복 공격을 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이은 미국의 ‘세번째 전쟁’ 가능성도 일고 있다. <시엔엔>(CNN)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예멘 정부가 보복 공격에 대비해 예멘 안의 알카에다 공격 목표물을 탐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복 공습을 주문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는 게 미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항공기 테러 기도사건에 대해 ‘구조적 실패’로 인정하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신속한 대책 마련을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하와이에서 성명을 내고 테러 기도 용의자가 폭발물을 갖고 비행기에 탄 것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보가 공유됐다면, 용의자가 미국행 비행기를 타도록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사건 전에 압둘무탈라브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으나 다른 기관으로까지 전파되진 못했다고 <시엔엔>이 보도했다.
워싱턴 정가도 ‘테러 정국’으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이번 사건을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에 대한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고 벌써부터 내년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백악관도 테러위협 방지가 정국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적극 대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워싱턴 정가는 상·하원 의료보험 개혁 단일안 논의와 함께 테러 대처 방안에 대해서도 치열한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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