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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아이티 지원국들 ‘중남미 주도권’ 기싸움

등록 2010-01-18 19:09

<b>생존자 찾는 119구조대</b> 한국 중앙119구조대가 18일 오전(한국시각) 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 시내 아이티중앙은행 건물 잔해 속에서 첨단 장비와 구조견을 활용해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소방방재청 제공
생존자 찾는 119구조대 한국 중앙119구조대가 18일 오전(한국시각) 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 시내 아이티중앙은행 건물 잔해 속에서 첨단 장비와 구조견을 활용해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소방방재청 제공
미국, 보수파 반발속 구호 선점해 기선잡기
브라질 “우리가 장기적 안정화작업에 적임”
베네수엘라 “미 병력파견은 점령 포석” 비난
국제사회의 아이티 구호전선에 미국 등 관련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구호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국내적으로는 보수파의 반발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새로운 중남미 정책의 무대로 시험받고 있다. 중남미를 자신들의 뒷마당이라 여기며 군사개입과 방관을 반복하며 오락가락했던 중남미 정책을 개선할 계기라는 것이다.

미주민주주의센터 새라 스티븐 소장은 “미주에서 미국의 고전적 역할은 완전히 방관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가서 모든 쇼를 공연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아이티 사태는 미국으로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아이티에서 두발리에 세습정권을 지원하다가 축출했고,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에게는 지원과 반대정책을 오락가락했다. 이런 과거 정책을 의식한 듯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이티로 날아와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여기에 계속 있을 것”이라며 영속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미국 내 일부 보수 진영의 반발도 고개를 들고 있다. 보수진영 평론가 글렌 벡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탄절 테러기도 사건에 대한 대응보다는 아이티 지진에 대해 필요 이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데니스 맥도너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실장은 “비판을 많이 들을수록 아이티 국민의 삶을 개선할 우리의 의지는 굳어질 것이다”며 보수파들의 비난을 일단 일축했다. 오바마 행정부 쪽은 지금까지 아이티에 1억달러를 지원했으나 아시아 쓰나미 사태의 3억5천만달러에 비해서는 아직 작다.

<b>반기문 총장 “우리가 함께할 것”</b>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각)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찾았다가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유엔 평화유지군 본부 건물 앞에서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아이티인들에게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깊은 연대와 유엔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반기문 총장 “우리가 함께할 것”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각)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찾았다가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유엔 평화유지군 본부 건물 앞에서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아이티인들에게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깊은 연대와 유엔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미국이 국제사회의 구호활동을 주도하면서 과거 식민 종주국인 프랑스와 중남미의 맹주로 자처하는 브라질과의 알력도 조금씩 불거지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미국이 공항을 접수하면서 자신들의 구호품 비행기 착륙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다. 프랑스 비행기 2대는 회항하기도 했다. 세계식량계획의 한 관리는 미국이 너무나 많은 군용기를 착륙시켜 정작 구호품 전달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전쟁 상황이 아닌데 (미국이) 왜 3천명의 무장 병력을 파견하나”라고 반문한 뒤 “그들은 이번 비극을 활용해 군사적으로 아이티를 점령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이티의 유엔평화유지권을 주도하고 있는 브라질의 넬슨 조빙 국방장관은 “브라질은 최소한 향후 5년간 아이티에 군 병력을 주둔시킬 것이며 강진으로 파괴된 아이티의 재건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린폴리시>는 다른 국제현안에 묶여있는 미국보다는 브라질이 아이티의 장기적 안정화 작업을 주도할 적당한 국가라고 논평하면서, “아이티의 위기는 떠오르는 슈퍼파워인 브라질이 지역 안보문제에 주도적 역할을 맡을 기회”라고 분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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