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월가 겨냥 포문…중간선거 진용 정비
‘매사추세츠 패배’ 이후, 오바마가 터프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매사추세츠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여당인 민주당의‘슈퍼 60석’이 무너져 공화당의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가 가능하게 됨에 따라 의료보험 개혁안 등 주요 개혁 입법이 흔들리고 있다. 의보 개혁안을 막기 위한 보험사의 대의회 로비도 극심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겠다는 대형은행 규제책에 대해 월가가 조직적인 반발에 나설 태세다.
오바마는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타협’보다는 ‘응전’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바마는 지난 22일 오하이오주 연설에서 “가정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월가와 싸울 것이며, 의료보험 개혁을 위해 싸울 것이고, 고객들을 기만하는 신용카드 회사들과 싸울 것이다. 내가 살아있는 한 싸우고, 또 싸우겠다”고까지 말하는 등 ‘싸우겠다’는 표현을 20여차례나 썼다.
오바마는 또 미 대법원이 21일 기업의 특정 후보 지지·비방 광고를 허용한 판결에 대해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타격”이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기업은 대부분 친공화당 성향이 강해 이 판결은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에는 치명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대선 당시 핵심 참모였던 데이비드 플러프를 11월 중간선거 수석 전략가로 구원등판시키는 등 진용 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오바마는 확실히 ‘클린턴’보다는 ‘레이건’이 되기로 작심한 것처럼 보인다. 정치적 수세에 몰렸을 때 빌 클린턴은 공화당과 타협적인 자세를 보이며 서서히 인기를 회복했지만, 로널드 레이건은 반대로 자신의 강경노선을 유지하면서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끌어당기는 전략을 썼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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