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과 잠정합의…지지층 의식 양쪽 모두 강경 태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의료보험 개혁안을 놓고 민주·공화 양당이 공개토론회를 열기로 했으나, 벌써부터 토론회는 별다른 성과없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공화 양당 지도자들은 오는 25일 백악관에서 의료보험 개혁안 ‘끝장 토론’을 여는 데 잠정합의했으나, 백악관과 공화당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9일 “백악관은 ‘공화당의 생각을 듣겠다는 것 외에 다른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토론회의 성공 가능성은 분명치 않다”고 내다봤다.
<뉴욕 타임스>는 8일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토론회 제안을 “정책 협상에 공화당을 끌어들여 행정부의 부담을 분산시키고, 공화당도 점검받도록 하려는 백악관의 전략”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아예 ‘민주당 안을 폐기하라’는 입장이어서 절충점을 찾기가 힘들다.
특히 오바마가 제안한 텔레비전 생중계는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국민들 앞에서 누구 말이 옳은지 심판받자’는 압박전략이지만, 공화당은 공화당대로 지지층을 의식해 카메라 앞에서 더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캠프 공화당 의원(하원 세입위)은 “협상이 가능하리라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이번 토론회가 일종의 ‘요식 행위’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오바마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무릅쓰고 표결을 강행해 의보개혁안을 통과시키기려는 전단계라는 것이다. 하버드대 의료정책과 정치분석가인 밥 블렌던은 “오바마는 종착점을 향해 달릴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 같다”며 “만일 오바마가 그렇게 할 때(표결 강행), 오바마는 ‘나는 할만큼 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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