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하의원 의석 분포
“당파대립에 염증 느껴” 은퇴…백악관 ‘발동동’
중도파 거물 등 18명 이탈로 중간선거 ‘빨간불’
* 바이 의원 : 민주당 차기 유력 대선 주자
중도파 거물 등 18명 이탈로 중간선거 ‘빨간불’
* 바이 의원 : 민주당 차기 유력 대선 주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가에서 ‘불출마 선언’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과반 의석을 위협받는 민주당엔 15일 또 하나의 비보가 날아왔다. 에반 바이 상원의원(인디애나주)이 당파 대립에 염증을 호소하며 이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현직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상원의원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워싱턴 정가에선 바이 의원의 불출마를 이전 의원들의 불출마에 비해 좀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바이 의원은 민주당 상원내 중도파를 대표하며 초당정치를 추진해온 영향력 갖춘 의원이다. 대선 때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 후보에 올랐고, 54살로 나이도 젊어 오바마 이후 차기 대선 주자로도 지목됐다. 여론조사에서도 상대 후보와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이 때문에 중간선거 과반수 확보에 사활이 걸린 오바마와 백악관이 직접 바이 의원을 설득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15일 현재 미 상원의원 중 불출마 선언 의원은 민주당(5석)과 공화당(6석)이 비슷하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이 대부분 주지사 등 다른 공직 출마를 선언하고, 그 자리를 다른 공화당 후보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데 반해, 민주당은 물러난 자리를 공화당에 내줄 가능성이 높다. 또 민주당의 불출마 선언 의원들은 크리스토퍼 도드(5선·코네티컷) 상원 금융위원장, 바이런 도건(3선·노스다코타) 의원 등 거물급이거나 오바마 대통령(일리노이)과 조 바이든 부통령(델라웨어) 후임 등 상징성이 큰 인물들이다. 로텐버그 정치보고서 분석을 보면,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상원 5석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에는 에이아이지(AIG)와의 유착설에 곤욕을 치르는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6선·네바다)도 포함됐다. 하원도 불출마 선언 민주당 의원 13명의 의석 대부분을 공화당에 빼앗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바이 의원처럼, 민주당 불출마 선언 의원 대부분이 중도파인 ‘블루독’(Blue Dog) 의원들이라는 점도 워싱턴의 현 분위기를 반영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다이앤 래비치 연구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중도파인) 바이 의원 같은 이가 떠나면, 앞으로 워싱턴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야비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상원의 경우, 당적에 상관없이 초당파적 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댄 전통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달라졌다. 지난달 불출마를 선언한 도건 상원 의원은 “협력은 사라지고, 당파성만 커졌다”고 말했다. 역시 불출마를 선언한 메리온 베리(아칸소) 하원의원은 “당에서 온건한 목소리는 더이상 존경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공화당 역시 좀더 부드럽고, 신사적이었던 워싱턴에 대한 향수를 거론한다. 이는 의료보험, 금융제도 개혁 등으로 양당간에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끊임없이 계속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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